가짜출입증으로 정부중앙청사 들어가 방화뒤 투신

2012-10-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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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경찰이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에 불을 지른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경찰이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에 불을 지른 후 투신자살한 60대 김모씨가 추락한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60대男, 보안절차 무사 통과…청사 출입관리 '구멍'

휴일 정부중앙청사에 60대 남성이 가짜 출입증을 갖고 들어가 사무실에 방화한뒤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에서 김모(61)씨가 불을 지르고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불은 사무실의 책상 위 서류, 의자 등을 태우고 교과부 직원에 의해 6분만에 진화됐다.

당시 사무실에 있던 교과부의 한 직원은 "모르는 얼굴의 남성이 갑자기 들어와 무언가를 집어던지더니 그대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청사 창문에서 정문 쪽으로 화분이 하나 떨어지더니 곧바로 사람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씨의 정확한 신원과 방화·투신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교과부나 정부청사 직원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종합청사 방화범이 만든 위조신분증.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경찰이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에서 불을 지른 후 투신 자살한 김 모씨의 위조신분증을 보여주고 있다. ]

이날 오후 1시15분께 후문을 통해 청사로 들어온 김씨는 18층으로 이동, 문이 열려있던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 등 4개 부서가 위치한 사무실로 들어갔다.

김씨는 책상 위에 놓인 서류 뭉치를 미리 챙겨간 페인트통과 휘발유를 이용해 불을 붙이고 사무실에 있던 직원 2명에게 "대피하세요"라고 두 번 외쳤다.

직원들이 불을 끄고 나간 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김씨는 건물 아래로 투신했다.

김씨는 청사 출입증과 유사한 형태의 신분증을 청사관리 직원에게 보여주고 들어온 것으로 확인돼 청사의 출입자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사에 들어갈때 후문에서는 의경, 건물 1층에서는 청사관리소 방호원의 확인절차를 거쳤지만 김씨는 제지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출입증에 나온 김씨의 얼굴과 이름은 일치하지만 출입처가 적혀 있지 않아 위조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휴일이라 청사 출입 통제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무직인 김씨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까지 모 은행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소지품 가운데 정신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봉지를 발견했으며, 김씨가 우울증으로 오랫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김씨 친척의 진술을 확보했다.

[정부종합청사에 방화로 화재.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60대 남성의 방화로 화재가 발생한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을 조사한 경찰이 증거자료를 차량에 싣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씨의 정확한 신원과 투신 경위,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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