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사례다… 제작비 24억 쓰고 '290억' 수익 올린 한국 공포 영화
2024-11-3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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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적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공포 영화
공포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인 '곤지암'
흥행이 어려운 영화 장르로 공포 영화가 자주 거론된다. 이 장르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가 투입되지만, 관객층이 마니아에 국한돼 흥행이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2018년 개봉한 영화 '곤지암'은 이 같은 통념을 깨고 약 267만 관객을 동원하며 공포 영화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약 24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이 관객 70만 명으로 설정됐지만, 약 2100만 달러(약 293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공포 장르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곤지암'은 신인 배우들로만 구성된 출연진이 특징이다. 당시 배우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등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의 열연은 영화의 현실감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곤지암'의 흥행에도 공포 장르가 극장에서 꾸준히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신인 배우 중심의 작품들이 꾸준히 제작되고 있지만, '곤지암'만큼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지난 6일 개봉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김도연(위키미키), 손주연, 강신희, 정하담이 출연해 개교기념일 밤의 저주를 다뤘지만 누적 관객 수 3만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개봉한 '스트리머'도 비슷한 성적에 그쳤다. 이 작품은 괴이한 영상의 진위를 밝히려는 스트리머들이 겪는 사건을 생중계 형식으로 풀어냈으나,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도 공포 영화가 극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곤지암' 역시 개봉 당시 일부 관객들로부터 "무섭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약 지금 개봉한다면 과거와 같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현재 공포 영화는 극장에서 흥행하기보다 IPTV와 OTT 등 부가판권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는 관객층이 좁은 장르 특성상 극장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공포 영화가 극장에서 더 이상 빛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개봉한 '파묘'는 참신한 스토리와 화려한 배우진으로 관객 수 11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공포 영화는 과거 '여고괴담' 시리즈처럼 신인 배우 발굴의 장으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극장에서 이런 역할을 찾기 어려워졌다. 이는 신인 배우를 발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기회를 잃는 것이기도 하다. 공포 영화가 다시 극장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시대가 돌아올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