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진짜 탄핵당할라' 충격에 휩싸인 대통령실

2024-12-0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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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통령실은 혼돈 그 자체였다

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여당 내 기류가 급변하면서 대통령실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탄핵안 표결을 두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날 국민의힘이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만큼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태도로 읽혔다.

그러나 오전에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탄핵 찬성 의사를 내비치면서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안 그래도 시끄러웠던 정국이 세차게 요동쳤다.

이어 여당에서 조경태 의원이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고, 안철수 의원도 "윤 대통령이 퇴진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 탄핵안에 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여당 내 탄핵 찬성 기류가 급격히 확산하자 대통령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간다는 것을 감지한 까닭인지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한 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을 만났지만 내 판단을 바꿀 만한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는 내용의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민주당 등 야당의 의원과 보좌진이 윤 대통령의 국회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본관 입구에 모인 이유다. 이후 대통령실은 "대통령께선 국회 방문 일정이 없다"고 공지했다. 기자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이 경호처에 지시해 국회로 이동하려고 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자 취소했다거나 측근 만류로 국회 방문을 취소했다는 미확인 소문이 돌며 혼란이 가중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국회 방문을 계획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취소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소문에 불과했던 것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 같은 혼란은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얼마나 예민하고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기엔 충분하다.

대통령실의 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정치인 체포를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방첩사령부로부터 구체적인 체포 대상 명단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해당 명단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공지했으나, 불과 1분도 지나지 않아 공지를 취소했다. 이로 인해 대통령실 발표가 진실성을 의심받게 됐고, 오히려 의혹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추가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 오전부터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그 배경을 직접 설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오후 늦게 "추가 담화 계획은 없다"고 밝히며 소문을 일축했다.

이처럼 대통령실의 대응은 종일 혼란 그 자체였다. 여당 내 탄핵 찬성 기류가 더는 소수 의견으로 볼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한 만큼 윤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