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심장 두근거리는 증상 나타나면, 갑자기 죽을 수도 있습니다"

2025-03-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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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살인자, 심실성 빈맥의 위험
당신의 심장이 보내는 위급한 신호

최근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심실성 빈맥’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심장이 갑자기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심각한 부정맥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실신이나 심정지가 동반될 경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심실성 빈맥은 심장의 하부인 심실에서 발생하는 부정맥으로, 정상적인 심장 리듬이 깨지면서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불규칙해지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경우 심방에서 생성된 전기 신호가 심실로 전달되며 심장 박동을 조절하지만, 심실성 빈맥이 발생하면 심실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반복적으로 형성돼 심장이 정상적으로 혈액을 펌프질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뇌를 비롯한 주요 장기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서 실신이나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sasirin pamai-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sasirin pamai-shutterstock.com

심실성 빈맥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심근경색, 심근병증, 심장 판막 질환, 선천성 심장 질환 등이 있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권창희 교수는 “심근경색으로 인해 심장 근육이 괴사하거나, 심근병증과 판막 질환으로 인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늘어나면 심실성 빈맥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며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해 심장 근육이 충분한 혈액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할 경우에도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혈중 칼륨, 마그네슘, 칼슘 등의 전해질 농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거나 특정 항부정맥제, 항우울제, 이뇨제 등의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심실성 빈맥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기저 질환 없이도 선천적으로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 경로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특발성 심실성 빈맥이 나타날 수 있다.

심실성 빈맥은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급성 심실성 빈맥이 발생한 경우 항부정맥제 투여를 통해 심장 박동을 안정화하는 치료를 시행하며, 심정지 위험이 높을 경우에는 전기 충격을 가하는 제세동기 치료가 필요하다. 권 교수는 “심실성 빈맥으로 실신하거나 급사를 경험한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삽입형 제세동기(ICD) 삽입을 고려해야 한다”며 “심근경색이나 비허혈성 심근병증 등으로 심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 역시 예방적 차원에서 ICD 삽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AnnaStills-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AnnaStills-shutterstock.com

ICD 삽입 후에도 심실성 빈맥이 지속될 경우,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의 원인을 제거하는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 시술은 심실 내 비정상적인 전기 회로를 찾아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해 제거하는 방식으로, 재발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권 교수는 “최근 85세 고령 환자에게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을 시행해 지속적인 제세동기 쇼크에서 벗어나게 한 사례도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충분한 상담을 거쳐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심실성 빈맥은 돌연사의 위험이 높은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심근경색, 심근병증, 관상동맥 질환 등 기저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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