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계의 한우'로 불린다… 바다서 붉은 보석처럼 빛나는 '고급 생선'

2025-03-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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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구이 어떤 형태로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인 '고급 생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3월 사이가 제철

바다 깊은 곳에서 붉은 보석처럼 빛나는 생선이 있다. '생선계의 한우'라 불리며, 11월부터 3월까지 맛이 깊은 이 생선은 '옥돔'이다.

옥돔 낚시 자료 사진. /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옥돔 낚시 자료 사진. /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옥돔은 농어목 옥돔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겉모습은 선명한 붉은색으로, 머리와 등 쪽이 더 진한 색을 띤다. 옆구리엔 노란빛이 도는 가로띠가 4~5줄 새겨져 있다. 몸길이는 2년생이 16~19cm, 5년생이 30cm쯤이다. 머리가 말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영어로 'Horsehead tilefish'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선 남해안, 특히 제주도 근해에서 많이 잡힌다. 일본 중부 이남, 동중국해, 남중국해에도 분포한다. 수심 40~150m 깊이의 모래 바닥에서 생활하고, 몸을 반쯤 모래에 묻고 숨는 습성이 있다. 어린 시절엔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지만, 자라면서 작은 물고기, 새우, 게, 고둥, 오징어 같은 바다 생물을 사냥한다.

옥돔은 제주도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예로부터 제주에선 옥돔을 귀한 생선으로 여겼다. 명절 선물로 주고받았을 정도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옥돔은 제주도 관혼상제에 빠지면 큰일이라 할 정도로 중요한 음식이었다. 차례, 제사, 혼인 같은 큰 행사에서 옥돔이 상에 오르는 건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이름에 '옥' 자가 들어간 것도 그 화려한 빛깔과 맛 때문이다.

옥독은 겨울이 제철이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3월 사이에 기름이 오르고 살이 찬다. 반면, 여름엔 산란기를 지나 살이 빠지고 맛이 덜한 편이다. 맛은 고소하고 기름지면서도 은은한 풍미가 특징이다. 제주도에선 옥돔을 '생선계의 한우'라 부를 만큼 품격 있는 맛으로 여긴다. 특히 구웠을 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회, 구이 어떤 형태로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옥돔 구이 자료 사진. / 8171859-shutterstock.com
옥돔 구이 자료 사진. / 8171859-shutterstock.com

옥두어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옥돔과 옥두어는 같은 옥돔과에 속하지만 종이 다르다. 겉모습이 비슷해 시장에서 혼동하기 쉽지만, 자세히 보면 구분할 수 있다.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옥돔은 눈 밑에 은백색 삼각형 반점이 있고, 등지느러미는 주황색, 꼬리지느러미엔 노란 가로줄이 있다. 반면 옥두어는 눈 밑에 무늬가 없고, 등지느러미는 검은색이나 회색, 꼬리지느러미엔 2~3개의 노란 세로줄 파도 무늬가 있다.

맛에서도 차이가 난다. 옥돔은 지방이 더 많고 고소하지만, 옥두어는 상대적으로 맛이 덜 깊다. 중국산 옥두어가 제주산 옥돔으로 둔갑해서 팔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오히려 일본에선 옥두어가 옥돔보다 비싸게 거래되기도 한다. 제주산 옥돔은 엄격한 품질 관리와 진공 포장으로 신선도를 유지한다.

보통 옥돔은 구이 형태로 먹는다. 조리법도 크게 어렵지 않다. 옥돔 1마리, 참기름 1큰술을 준비한다. 옥돔은 물기를 닦고, 살 부분에 참기름을 고루 바른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간 굽는다. 머리와 꼬리가 타지 않도록 중간에 호일을 덮고, 마지막 5분은 윗불로 노릇하게 마무리한다.

종이호일 구이도 인기다. 옥돔 1마리, 종이호일 70cm, 참기름 3큰술을 준비한다. 옥돔은 지느러미를 자른 뒤 씻는다. 종이호일에 참기름 1큰술을 바르고 옥돔을 올린다. 나머지 2큰술은 옥돔에 발라 종이호일로 감싼다. 중약불에서 뚜껑을 덮고, 15분씩 양면을 구으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옥돔 종이호일 구이 완성이다.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옥돔은 잔가시가 굵은 편이라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특히 구이로 바짝 구웠을 땐 가시가 더 두드러질 수 있어 천천히 발라내면서 먹어야 한다.

국산은 수은 함량이 낮지만, 임산부나 어린이는 산지를 확인한 뒤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중국산은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어 원산지 확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옥돔은 깊은 수심에서 혈거 생활을 하고, 모래에 숨는 특성이 있어 주로 저인망이나 낚시로 낚는다.

다만, 자연산에 의존하다 보니 남획으로 인해 어획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중국 연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라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다. 제주산 옥돔은 항에서 선별 후 바로 유통되지만, 중국산은 배로 오랜 시간 운송하기 때문에 건조 과정에서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옥돔을 건조 중인 모습. /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옥돔을 건조 중인 모습. /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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