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용계서원 춘향제... 6명 생육신 배향
2025-03-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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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명의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을사년 춘향제 엄숙히 봉행

[대구=위키트리]전병수 기자=경북 영천시는 지난 23일 용계서원 내 경은이맹전선생부조묘 사당에서 100여 명의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을사년 춘향제가 엄숙히 봉행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춘향제는 초헌관 이길원(경은 이맹전선생 종손), 아헌관 이맹수(용계서원 복원 건립추진위원), 종헌관 이기석(자양면장, 이맹전선생 후손), 집례 이익순(벽진이씨 경은공파 부회장)으로 분정했다.
용계서원은 영월 단종의 적소에 요배해 단종을 추모했고, 세조가 있는 서울 쪽으로는 앉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정간공 경은 이맹전선생을 비롯한 6명의 생육신을 배향하고 있는 곳이다.
이번에 복원을 앞두고 춘향제를 올린 용계서원은, 마치 생육신 이맹전선생의 90년 삶과도 같이 순탄치만은 않은, 역경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생지가 아니지만 후손들이 세거해 향촌사회의 큰 문중을 이루면서 선현의 위업을 숭향하는 서원 조성이 집중되던 조선시대 숙종(1713년) 당시 후손들의 세거지인 자양면 원각리에 건립한 제당(도지정 국가유산)과 부조묘(도지정)에 이어 1786년 서원을 건립했지만, 1871년 대원군의 서원훼철령으로 훼철됐다가 1902년 용계서당으로 복원했다.
지난 1975년 당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55호로 지정돼 1976년 영천댐 공사로 현 위치로 이건되어 오면서 과거의 모습을 잃게 돼 서원 강당, 부조묘, 제당의 단촐한 행태로 명맥을 지켜오게 됐다.
100여 년 넘게 유림의 창의로 생육신을 배향해 오던 서원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한 공간적 여건으로 안타까이 지내오던 중, 2023년 후손들의 공의로 문중 예산을 포함해 영천시 및 경상북도의 지원으로 담장, 출입문, 동·서재 복원공사를 실시해 오는 10월경 150여년만에 단절된 생육신 제향을 다시 봉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복원되는 용계서원은 강당을 비롯해 동·서재, 종택 등에 건물 현판을 게첨하고, 향내 서원으로서 드물게 서원 운영의 기본이라 할 원규(院規), 백록동규(白鹿洞規), 사물잠(四勿箴) 편액도 게첨하고 있어 서원의 건축, 운영 등의 전 과정을 담고 있다. 앞으로 지역문화유산 탐방에 있어 스토리텔링의 좋은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임진왜란 의병장 백암공 정의번 시총, 영천댐 수몰로 이건한 강호정 등 하절지역 문화유산, 명암 이태일선생 항일 척장비, 충효재, 거동사 등 산남의진유적지와 함께 충절문화유산으로서 용계서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