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파면] 정치 입문 8개월 만에 대통령 당선... 1060일 만에 물러나

2025-04-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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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파면된 윤석열 대통령은 누구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헌법재판소가 4일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취임 2년 10개월 만에 파면당한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입문 8개월 만에 대통령직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1960년 12월 18일 서울 중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연세대 교수를 지낸 유명한 경제학자 윤기중씨(2023년 별세), 어머니는 이화여대 교수를 역임한 최정자씨다.

1남 1녀 중 맏이인 윤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유복한 환경 아래 자랐다. 중동고등학교와 충암고등학교를 거쳐 1979년 서울대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5·18 민주화운동 직전 교내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강릉으로 피신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사법시험에서 8번 낙방하며 9수 끝에 1991년 합격했다.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를 수료한 뒤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초임 검사 시절부터 대구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춘천, 서울, 수원 등지에서 근무하며 강직한 성격으로 주목받았다. 2002년 잠시 검사직을 떠나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했지만, 1년 만에 “검찰청 짜장면 냄새가 그립다”며 복귀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BBK 특검,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 굵직한 특수수사를 맡으며 ‘칼잡이’로 명성을 쌓았다. 2012년 12세 연하인 김건희 여사와 결혼했다. 자녀는 없다.

윤 대통령은 2013년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중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국회 발언으로 ‘강골 검사’ 이미지를 굳혔다. 그러나 상부와 충돌하며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4년간 지방을 떠돌았다. 2016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복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돼 적폐청산 수사를 이끌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중형 선고에 기여하며 2019년 7월 25일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로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의 대립은 극에 달했고,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법원 결정으로 복귀했다. 2021년 3월 4일 “헌법정신과 법치가 파괴됐다”며 사퇴했고, 그해 6월 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해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서 승리한 윤 대통령은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73%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정치 입문 8개월 만에 ‘0선 정치신인’으로 대통령직에 올랐다.

2022년 5월 10일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공정과 상식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와 보수 성향의 국정 운영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경제 정책 실패와 인사 논란, 외교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태원 참사 대응,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북 강경책, 한일 강제징용 해법 등을 두고 야당과 대립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 오후 10시 27분 TV 연설을 통해 갑자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는 종북과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는 명분 아래 전국 단위 계엄을 선포해 계엄사령부를 설치하고 계엄군을 동원했다. 아울러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를 통해 국회 및 정당의 정치활동 일체 금지, 모든 언론과 출판 통제, 전공의 및 의료인 복귀 거부 시 처단, 계엄법에 따른 영장 없는 체포, 구금, 압수수색 가능 등의 통제 조치를 선언했다.

계엄사령부는 제1호 포고령을 발표한 뒤 제1공수특전여단과 제707특수임무단 등에 소속된 정예 특수부대 무장 병력을 투입해 국회의사당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등에 대한 진입 및 점거를 시도했다.

계엄군은 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오전 1시 01분쯤 국회가 재석 190명 만장일치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하자 국회 청사에서 철수했다. 같은 날 오전 4시 26분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계엄 해제를 발표하고 오전 4시 30분 국무회의 의결로 계엄 해제를 선포했다. 이로써 계엄은 약 6시간 만에 종료됐다.

민주당 등 야당은 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규정하며 윤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7일 1차 탄핵안은 국민의힘 불참으로 부결됐지만, 일주일 뒤인 12월 14일 2차 탄핵안이 204명 찬성으로 가결돼 직무가 정지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심판을 시작해 지난 2월 25일 변론을 종결했다. 4일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하며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 됐다. 취임 1060일 만이다. 헌법 제68조에 따라 60일 내 대선이 치러진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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