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이 피곤해?” 코골이, 환절기에 더 심해지는 이유
2025-04-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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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건조한 공기·알레르기까지.. 봄마다 심해지는 코골이 증상

40대 직장인 박 씨는 최근 수면 중 코골이가 심해졌다는 이야기를 가족에게 듣고 깜짝 놀랐다. 특별히 피곤한 것도 아니고,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갑자기 증상이 악화된 것이다. 환절기 탓일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그녀는 처음으로 ‘계절과 코골이’의 연관성을 의심하게 됐다.
코골이는 단순히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을 넘어, 수면무호흡증, 심혈관 질환,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는 신체 경고 신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바로 환절기와 같은 계절 변화가 코골이 증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고, 공기 중 습도와 온도가 급격히 변한다. 이 시기엔 감기, 비염,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며, 이로 인해 코 점막이 붓거나 콧물이 많아지면 기도가 좁아진다. 수면 중 코나 입을 통한 공기 흐름이 방해받게 되고, 이로 인해 코골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사람은 환절기마다 코골이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공기 중 꽃가루나 미세먼지, 황사 등의 자극 물질이 코 점막을 자극하면 점액 분비가 늘고 염증이 생기면서 코가 막히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코로 숨쉬기 어려워지면 자동으로 입을 벌리고 자게 되는데, 입을 통해 호흡할 경우 코골이 가능성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것도 문제다. 난방을 시작하거나 환기가 줄어드는 봄철 초입에는 수면 환경이 더욱 악화된다. 코나 목 점막이 마르면 공기 흐름이 더 거칠어지고, 그로 인해 떨림 소리, 즉 코골이 소음이 심해진다.
코골이를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소리’라고 넘기면 안 된다. 반복되는 코골이는 수면 중 무호흡을 동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뇌에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기도 한다. 이는 낮 동안의 심한 졸음, 집중력 저하,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중대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환절기 코골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코 건강 관리가 우선이다. 외출 후 코 세척을 자주 하고,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해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꽃가루나 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피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옆으로 자는 자세를 유지하면 기도가 좁아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술이나 수면제는 코골이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비만 역시 코골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목둘레가 두꺼울수록 기도가 압박되기 쉬워지므로, 체중을 감량하면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의심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최근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 중 호흡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경우 양압기 착용, 비강확장기 사용, 수술 등 치료도 가능하다.
코골이는 단순히 잠버릇이 아니다. 특히 환절기처럼 코와 목이 예민해지는 계절에는 몸이 보내는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봄날의 평화로운 밤, 불청객 같은 코골이에 방해받지 않으려면 지금이 바로 수면 건강을 점검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