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서 왔나... 이 사람만 트럼프발 폭락장서 재산이 크게 늘었다

2025-04-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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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발 혼란 속에서 주목받는 워런 버핏의 혜안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 'HBODoc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 'HBODoc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을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선언하며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해 신규 관세를 발효시키며 보복 조치가 잇따르자 미국 증시는 단 이틀 만에 6조 6000억 달러가 증발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폭락을 겪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98%, S&P500은 4.84%, 나스닥은 6% 가까이 급락하며 투자자들 사이에 공포가 확산했다. 하지만 이런 혼돈 속에서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마치 폭락장을 미리 예견한 듯한 버핏 회장의 혜안이 화제가 되고 있다.

버핏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주식 시장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주식을 포함한 주요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해 현금 보유액을 3252억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체 자산의 약 30%에 이른다. 이 현금은 주로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돼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에서 한발 물러난 전략을 구사했다. 이런 포트폴리오 조정 덕분에 관세 전쟁이 촉발한 폭락장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3일 1.41% 하락에 그쳤고, 6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10% 상승률을 유지하며 선방했다. 반면 S&P500 상위 기업 대부분은 연초 상승분을 반납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에 큰 충격을 안겼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와 멕시코도 비슷한 대응에 나서며 무역 갈등이 심화됐다. 이로 인해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주요 기술주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각각 14~31% 하락하며 투자자 불안을 키웠다. 하지만 버핏 회장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험, 철도, 에너지 등 경기 방어적 사업 구조와 막대한 현금 보유를 기반으로 이런 충격을 흡수했다. 전문가들은 버핏 회장이 주식 시장의 과열을 미리 감지하고 안전자산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이번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고 분석한다.

버핏 회장의 투자 철학은 단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데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과거에도 비슷한 위기 상황에서 침착한 판단을 보여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에 과감히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그는 관세 전쟁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견한 듯 이미 지난해 애플 지분을 67.2% 줄이고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금융주도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그 결과 버크셔 해서웨이는 폭락장의 직격탄을 피했고, S&P500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유일하게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며 안정성을 입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폭락은 자신의 전략적 의도라고 주장하며 버핏 회장이 이를 지지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영상에서 그는 “주식 시장을 20% 떨어뜨리는 것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버핏 회장이 ‘지난 50년간 최고의 경제 조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버핏 회장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를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버핏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허위 주장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며 “5월 주주총회 전까지 시장이나 관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는 어느 정도 전쟁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버핏 회장의 행보는 단순히 방어적인 전략을 넘어선 혜안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과거에도 시장이 과열될 때마다 현금을 비축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202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버핏 회장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약 190조 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했다. 그 과정에서 코카콜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핵심 자산은 손대지 않았다. 코카콜라는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의 8.4%를 차지하며 연간 7억 7600만 달러의 배당금을 안겨준다. 이런 안정적인 자산과 현금 중심의 전략이 이번 폭락장에서 버크셔 해서웨이를 지탱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의 ‘세계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세계 상위 10대 부호들은 지난 2일 ‘해방의 날’에 82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잃었다.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110억 달러, 2위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립자의 자산은 159억 달러가 줄었다. 3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메타 주가가 9% 하락하며 179억 달러가 증발했다. 반면 6위인 버핏 회장 자산은 유일하게 자산이 늘었다. 127억 달러 증가했다.

투자자들은 버핏 회장이 축적한 현금으로 어떤 다음 단계를 준비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인수합병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버핏 회장은 침묵을 지키며 시장을 관망 중이다. 분명한 건 그의 전략이 이번 위기에서도 유효했단 점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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