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선 무시당하는데...한국에선 귀한 대접 받는 의외의 '과일'

2025-04-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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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 약용으로도 귀히 여겨져 온 전통 식재료

겉보기엔 숲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야생 열매처럼 소박하지만, 알고 보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자연의 간식이 있다. 바로 ‘산딸기’다. 서양에서는 그저 들판이나 숲속에 자생하는 ‘와일드 베리(Wild berry)’로 분류돼 특별한 식재료로 대접받지 못했지만, 한국에서는 예부터 여름철이면 시골 아이들이 나뭇가지 사이를 헤집으며 따먹던 ‘자연 간식’이자, 한방에서 약용으로도 귀히 여겨져 온 전통 식재료다.

2021년 6월 8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에서 농민들이 산딸기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2021년 6월 8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에서 농민들이 산딸기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양에서는 주로 블랙베리나 라즈베리 같은 외래종 베리에 집중되어 있어, 산딸기 같은 토종 열매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숲속에서 우연히 발견되더라도 수확하거나 상업적으로 유통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산딸기를 따기 위한 ‘산행’이 이른 여름의 계절 풍속처럼 여겨졌고, 손수 딴 열매를 그 자리에서 먹거나 집으로 가져가 설탕에 재워 청으로 담거나 술을 빚는 등 다양하게 활용해왔다.

산딸기는 식물학적으로는 ‘열매’에 속하지만, 일반 식문화에서는 ‘과일’로도 널리 지칭된다. 실제로 산딸기의 용도와 성격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과일과 다르지 않다. 제철에 생으로 먹거나 잼, 주스, 술로 가공되며, 복분자나 딸기 등과 함께 ‘자연산 과일’, ‘베리류 과일’로 분류되어 소비되고 있다. 따라서 과학적 명칭과 상관없이 일상에서는 ‘산딸기 과일’이라는 표현도 무리가 없다.

한국에서는 산딸기를 일찍이 건강 식재료로 인식해왔다. 한방에서는 산딸기가 몸을 차게 하면서도 갈증을 해소하고, 간 기능을 도우며 피를 맑게 해주는 성질이 있다고 본다. 과즙에는 안토시아닌, 플라보노이드, 비타민 C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산딸기의 붉고 선명한 색감과 함께 퍼지는 새콤달콤한 맛은 식욕을 돋우는 데도 효과적이다.

산딸기는 6월에서 7월 사이 한여름에 짧은 기간 동안만 채취할 수 있는 계절성 식재료로, ‘한 철 귀한 과일’이란 말이 실감 날 정도다. 이 때문에 지금도 일부 산간 지역에서는 산딸기를 수확해 소량으로 판매하며, 그 가격 또한 상당히 높게 형성되곤 한다. 특히 설탕에 절여 만든 ‘산딸기청’은 여름철 시원한 음료로 활용되며, 지역 특산물로도 각광받고 있다.

산딸기가 한가득.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산딸기가 한가득.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최근에는 산딸기의 건강적 가치와 자연 친화적 이미지가 조명되면서, ‘토종 베리’로서의 브랜드화 움직임도 보인다. 인공 재배보다는 자연 상태에서 채취한 야생 산딸기가 더 선호되며, 유기농 시장이나 건강식 전문점 등에서도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특산물로 지정해 산딸기 축제를 열거나, 농가 수익원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서양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야생 열매에 불과하지만, 한국에서는 옛날부터 산과 들에서 자연스럽게 얻은 보물 같은 과일로 여겨져 온 산딸기. 단순한 ‘열매’가 아닌, 우리 식문화와 계절 감성을 함께 담아낸 산딸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소중한 자연 간식으로 남아 있다.

유튜브, KBS창원

◆산딸기청 만드는 법

[재료]

산딸기 1kg

설탕 1kg (과일과 1:1 비율)

소독된 유리병

[만드는 법]

세척

산딸기는 흐르는 물에 살살 흔들어 씻은 후 체에 받쳐 물기를 최대한 뺀다. 잔털이 많으므로 너무 세게 문지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물기 제거

물기가 남아 있으면 청이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키친타월이나 천으로 살살 눌러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설탕과 섞기

큰 볼에 산딸기와 설탕을 1:1 비율로 켜켜이 담고, 마지막 윗부분은 꼭 설탕으로 덮어준다. 설탕은 백설탕이나 자일로스 설탕, 원당 등 취향에 따라 사용해도 좋다.

병에 담기

소독한 유리병에 담고, 병 입구까지 설탕이 올라오도록 마무리한 뒤 뚜껑을 꼭 닫는다.

숙성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서 약 7~10일간 숙성한다. 이후 체에 걸러 원액만 따로 담아 냉장 보관하면 완성이다.

[활용 팁]

물이나 탄산수에 타서 주스로 마시거나, 요거트나 아이스크림에 곁들여도 좋다.

남은 산딸기 찌꺼기는 잼처럼 활용할 수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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