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삼겹살 파티해" 찬밥 신세였던 돼지고기 기름, 알고 보니 세계 8위 건강식
2025-04-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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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건강식품 순위에 돼지고기 기름이 8위… 불포화지방산·비타민 풍부
퇴근 후 친구들과 저녁을 먹거나, 직장인 회식 자리에서 가장 흔히 언급되는 1위 메뉴는 단연 삼겹살 아닐까.
주말마다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게 유일한 낙인 이들도 많지만, 다이어트 중이라면 삼겹살을 멀리하거나, 돼지고기 기름을 따로 걷어내기 바빴던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으니 모두 주목해보자. BBC 퓨처(BBC Future)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 100선 중 ‘돼지고기 기름(pork fat)’이 8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 세계 1,000여 가지 식재료의 영양 지수를 비교한 이 보고서는 각 식품이 가진 건강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매겨 순위를 매겼다. 돼지고기 기름은 무려 73점을 획득하며 고등어, 당근, 시금치, 오렌지 등을 제치고 당당히 8위에 올라섰다. 일반적으로 기름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강한데, 이 결과는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돼지기름이 건강 식품이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 주장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돼지고기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과 알파리놀렌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이들 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올레산은 올리브유의 주성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비타민 B1, D, E가 고루 포함돼 있어 피로 회복, 뼈 건강, 면역력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 식문화에서도 돼지기름은 일상적인 조리재료로 자주 쓰여 왔다. 김치볶음밥, 제육볶음, 감자조림 등 각종 볶음 요리에 들어가 음식의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건강에 안 좋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최근에는 식용유나 올리브유로 대체되면서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였다.
물론 돼지고기 기름이 무조건 좋은 식재료는 아니다. 전체 지방의 약 38%가 포화지방으로 구성돼 있어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심혈관 질환, 비만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 100~150g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조리해 먹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가공된 삼겹살보다는, 첨가물이 없는 자연 상태의 돼지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권장된다. 직접 돼지고기를 볶거나 삶아서 우러난 기름을 정제하지 않고 사용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 영양소 손실 없이 지방의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순위 발표 이후, 돼지고기 기름은 단순히 “기름진 음식”이 아닌 “균형 있게 섭취하면 이로운 식재료”로 재조명받고 있다. 인식을 바꾸고, 조리법에 변화를 준다면, 건강도 맛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