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서식…특이하게 물속에서 탑을 쌓는 멸종위기 물고기
2025-05-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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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이 맑은 강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한국 고유 물고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서식하는 어름치는 한국의 생물학적 보물로 평가받는 민물고기다.
1978년 천연기념물(259호)로 지정된 어름치는 1970년대 후반 금강에서 지역적으로 절멸됐고 2022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추가적인 보호 조치가 취해졌다.
어름치는 물이 맑고 바닥에 자갈이 깔린 큰 강의 중·상류에서 산다. 현재 금강, 한강, 임진강 등에 서식한다. 이 가운데 금강은 어름치가 서식하는 남쪽 한계선 역할을 해 연구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고유 담수어류인 어름치는 환경 변화에 극도로 민감하다. 그래서 하천 생태계의 건강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인식된다. 어름치는 물이 맑고 자갈이 많은 바닥에 주로 서식한다. 어린 어름치는 고운 자갈이나 모래가 깔린 환경을 선호하며 하천 정비나 집중호우로 하천 바닥이 교란되면 생존에 위협받기 쉽다.

어름치는 산란 습성이 특이하다. 물속 자갈 바닥에 웅덩이를 파고 자갈로 산란탑을 쌓고 그곳에 알을 낳는다. 어름치가 자갈을 쌓아 만든 산란탑 높이는 10~20cm 정도 된다. 산란탑은 알을 보호하고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한다. 어른치의 산란을 위해서는 자갈 바닥이 필수다.
어름치는 한 번에 약 100~200개의 알을 낳으며 알은 5~7일 내 부화해 치어가 빠르게 성장한다. 성체는 1~2년 내에 되고 수명은 3~5년으로 추정된다.
어름치는 몸 앞부분이 원통형이나 뒤로 갈수록 옆으로 납작해지며 몸 옆에는 검은색 반점이 있다. 크기는 보통 20~30cm 정도이며 최대 40cm 정도까지 성장한다. 모래무지, 누치와 비슷하게 생겼다. 더 큰 덩치,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얼룩무늬로 구별할 수 있다.
어름치는 서식지 제한성과 환경 민감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환경부는 어름치를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하고 서식지 복원과 인공 증식 등을 추진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지정으로 인해 어름치의 불법 포획과 거래도 금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9월 충남 금산군 금강 일대에서 천연기념물 어름치의 어린 개체 2000마리를 방류하기도 했다. 당시 방류한 어름치는 증식·보존 연구를 통해 인공 부화한 개체다.
이와 관련해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어름치 보존과 금강 일대의 생물 다양성 증진, 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해 관련 기관과 지속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충남 금산군 금강에 천연기념물인 어름치가 완전히 정착했다고 지난해 10월 밝혔다.
당시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6월 어름치 치어를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2024년 태어난 치어 30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어름치의 정착을 확인한 데는 과학 기관과 협력해 작업을 수행한 시민 과학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성과는 시민 과학자가 주축이 되고 수과원이 지원하는 형태의 상생 협력이 이뤄낸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주민과 사라져 가는 담수어류를 복원해 지속 가능한 내수면 수산 자원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