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종영인데...시청률 '1%대' 처참한 성적 받은 한국 드라마

2025-04-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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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방송된 11회 전국 가구 기준 1.3% 자체 최저 시청률 경신
전작 0%대 흥행 참패 이어 '1%대 시청률'로 종영 앞둔 KBS2 드라마

KBS가 사활을 걸고 만든 한국 드라마가 오늘(24일) 24부작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전작의 흥행 참패로 부담을 안고 출발한 이 작품은 첫 회 2.7%의 시청률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결국 1%대 초라한 성적표로 마무리 수순에 들어서게 됐다.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 방송 장면 일부  / KBS2 '빌런의 나라'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 방송 장면 일부 / KBS2 '빌런의 나라'

이날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 11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1.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일 방송된 6회와 동일한 수치로, 자체 최저 시청률이다. 지난 달 19일 첫 방송 당시 2.7%로 시작했던 이 드라마는 2회에서 2.1%로 하락했고, 3회에서 1.5%로 1%대에 진입했다. 이후 5회 1.6%, 6회 1.3%, 7회 1.5% 등으로 이어지며 반등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1%대에 머물렀다. 종영을 하루 앞둔 현재까지도 시청률 상승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빌런의 나라'(극본 채우, 박광연 / 연출 김영조, 최정은 / 제작 스튜디오 플럼)는 배우 오나라와 소유진을 앞세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자매 가족의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가족 중심 드라마다. 전통 시트콤 포맷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회당 30분 분량으로 구성된 에피소드 형식이 특징이다. 그러나 과거의 시트콤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시도가 오늘날의 콘텐츠 소비 패턴과 어긋났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 작품은 특히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킥킥킥킥'(극본 정수현, 남은경, 정해영 / 연출 구성준)의 바통을 이어받아 기획된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킥킥킥킥’은 첫 방송 시청률 2.1%로 출발한 뒤 2회 1.0%, 3회 1.2%, 4회 0.7%, 6회 0.7%를 기록하며 0%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후에도 연일 0%대를 이어가며 종영을 앞두고 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는 지상파 최초 0%대 시청률을 기록한 2020년 ‘어서와’(0.8%)를 비롯해 2022년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0.9%), 2023년 ‘순정 복서’(0.9%)와 함께 ‘킥킥킥킥’을 네 번째 0%대 드라마로 기록하며 위기를 실감했다.

그만큼 ‘빌런의 나라’는 회복의 신호탄을 기대한 작품이었으나, 시청률뿐 아니라 화제성 면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며 흐름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중반부에 이르러 연출적인 실험도 이어졌다. 21화에서는 로봇 강우(김강우)를 둘러싼 질투와 갈등이 주요 서사로 전개됐고, 22화에서는 대장암 오진이라는 설정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를 돌아보는 감동적인 장면이 담겼다. 이렇듯 같은 날 방송된 11회(21화, 22화)에서는 두 에피소드가 연달아 극적인 장치를 활용됐지만 극적인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튜브, KBS Drama

'빌런의 나라'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오나라, 소유진 등 주연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에는 “연기력만큼은 믿고 본다”, “오나라 연기 보려고 챙겨봤다” 등 호평이 따랐지만, 캐릭터 구축과 에피소드 응집력 부족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등장인물은 많은데 정이 안 간다”, “스토리가 들쑥날쑥하고 중심이 없어 몰입이 안 된다”는 반응처럼, 전개 구조에 대한 아쉬움이 제기됐다. 한편 “예전 시트콤 감성을 오랜만에 느꼈다”, “잔잔해서 보기 편한 드라마였다”는 긍정적 의견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평가로는 “중반 이후 힘이 빠지고 끝까지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우세했다.

최근 방송 트렌드는 몰입도 높은 연속 서사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회차별로 독립된 이야기를 구성하는 전통적인 시트콤 포맷은 이러한 흐름과 다소 어긋난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OTT 플랫폼의 대중화와 함께 시청자들이 짧고 강렬한 콘텐츠나 깊이 있는 서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빌런의 나라'처럼 에피소드 단위로 흘러가는 작품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분위기다.

'빌런의 나라'는 온라인 반응 면에서도 두드러진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방송 기간 중 실시간 검색어나 포털 화제성 차트에 상위권으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드물었고, 클립 영상이나 커뮤니티 내 반응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방송 후반부까지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졌으며, 결과적으로 시청률 부진과 더불어 콘텐츠 확산력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마무리를 향하고 있다.

배우 서현철(왼쪽부터)과 최예나, 오나라, 박영규, 소유진, 송진우가 지난 달 12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KBS 시트콤 ‘빌런의 나라 제발회’(극본 채우, 박광연/연출 김영조, 최정은)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빌런의 나라'는 'K-줌마' 자매와 '똘끼' 충만 가족들의 때론 거칠면서도 때론 따뜻한 일상을 담은 시추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 뉴스1
배우 서현철(왼쪽부터)과 최예나, 오나라, 박영규, 소유진, 송진우가 지난 달 12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KBS 시트콤 ‘빌런의 나라 제발회’(극본 채우, 박광연/연출 김영조, 최정은)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빌런의 나라'는 'K-줌마' 자매와 '똘끼' 충만 가족들의 때론 거칠면서도 때론 따뜻한 일상을 담은 시추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 뉴스1

한편, '빌런의 나라'의 후속작으로는 오는 4월 30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24시 헬스클럽'(연출 박준수, 최연수 / 극본 김지수 / 제작 CJ ENM STUDIO, 본팩토리, 몬스터유니온, 키이스트)이 편성됐다. 이 작품은 헬스장을 배경으로 다양한 회원들과 관장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운동을 통해 소통하고 변화를 겪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킥킥킥킥'과 '빌런의 나라'의 연이은 시청률 0%대, 1%대 부진 이후 편성된 작품인 만큼, KBS가 다시 한번 수목 드라마 시간대의 흐름을 바꾸려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배우 이준영, 정은지가 주연배우로 나선 가운데, KBS 수목극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새로운 소재와 설정을 통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후속작을 향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부작 대단원의 막을 내릴 '빌런의 나라' 최종회는 오늘(24일) 밤 9시 50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시청률이라는 냉정한 숫자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빌런의 나라'는 시트콤이라는 형식이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재정의돼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질문하게 만들었다.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 시청률 추이  / 네이버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 시청률 추이 / 네이버

※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 시청률 추이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3.19) 2.7%

-2회(03.20) 2.1%

-3회(03.26) 1.5%

-4회(03.27) 2.3%

-5회(04.02) 1.6%

-6회(04.03) 1.3%

-7회(04.09) 1.5%

-8회(04.10) 1.6%

-9회(04.16) 1.4%

-10회(04.17) 1.6%

-11회(04.23) 1.3%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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