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압도적 지지로 이재명 뽑았는데... 국민의힘이 골치 아픈 이유

2025-04-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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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구도 안갯속... 후보 뽑더라도 한덕수 출마 및 단일화가 변수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후보. / 뉴스1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후보. /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27일 이재명 후보가 선출되면서 안갯속 국민의힘 경선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을 거치며 보수 진영 구도가 급변한 까닭에 국민의힘 경선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경선은 시작부터 이 후보 독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권역별 순회 경선과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며 경쟁자인 김경수 후보와 김동연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1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4차례 권역별 경선에서 이 후보는 모든 권역에서 90%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율을 얻으며 '원톱' 체제를 확인했다. 최종 경선 결과 이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5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며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 경선 분위기는 민주당과 다르다. 치열한 경쟁과 유동적 구도로 인해 최종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엄 및 탄핵 정국에선 김문수 후보가 보수 진영 주자 중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경선이 본격화하자 홍준표 후보와 한동훈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며 판세가 바뀌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 형성돼 있다. 다소 뒤처진 안철수 후보는 과학기술과 AI·반도체 등 5대 전략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정책 중심 행보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 회동을 하는 등 중도층 공략에 힘쓰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선 흥행을 위해 4강과 2강전을 거쳐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려 했다. 22일 1차 컷오프에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했다. 29일 2차 경선에서 당원 투표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 간 최종 경선을 통해 다음달 3일 최종 후보를 뽑는다. 당내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2강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차 경선을 앞두고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마지막 TV 토론에선 김문수·홍준표 후보가 한동훈 후보의 정책 공약을 집중공격했다. 대통령 파면 사태에 대한 사과 여부를 놓고 후보 간 입장이 엇갈리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안철수 후보는 특정 후보 지목 없이 정책 토론에 집중하며 중도적 이미지를 부각했다. 토론 대진표에서도 김문수·홍준표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지목하며 공세를 폈다.

문제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와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논의가 그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30일 공직에서 물러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단 말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단일화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문수 후보는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위해 박수영 의원을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하며 포석을 뒀다. 홍준표 후보는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반이재명 빅텐트를 열겠다"며 적극적 연대 의지를 밝혔다. 한동훈 후보는 "위험한 세상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국민의힘 후보와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단일화 논의 과정은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후보 선출이 29일 또는 다음달 3일 마무리되면, 대선 후보 등록(5월 10~11일)까지 단일화 협상에 주어진 시간은 약 일주일 안팎이다. 단일화 경선 룰을 두고 후보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이 윤석열 정부와의 연관성 때문에 중도층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과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실패한 사례를 들어 한 권한대행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선 한 권한대행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경선 이후 ‘반이재명 빅텐트’에 시선을 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를 위해 개혁신당, 민주당 비명계,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을 포괄하는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국민의힘이 나를 정치적으로 살인하려 했다"며 연대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민주당 비명계인 김부겸 전 총리와 김두관 전 의원도 "국민의힘과의 연대는 없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 역시 국민의힘과 손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이재명 빅텐트’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뜨뜻미지근한 것은 여론조사상 국민의힘 본선 승리 가능성을 높지 않은 점과 함께 국민의힘 후보 간 경쟁과 한 권한대행 등 여러 외부 세력과의 연대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잡한 국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비명계로선 ‘반이재명 빅텐트’에 참여하면 민주당을 떠나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현재 이재명 후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3자 가상 대결에서도 그는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한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하는 빅텐트는 오히려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결집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한된 시간 안에 경선, 단일화, 중도층 공략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모두 풀어야 하는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한 전략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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