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이례적...” 울주 해안가서 200여 마리 떼로 포착된 '국제보호종' 동물

2025-05-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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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11월 하순 국내로 이동해 이듬해 4월 하순까지 머물러

울산 울주군 해안가에서 보기 드문 '국제보호종' 200여 마리가 무리를 지어 포착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체는 겨울철 한정해 한국에 모습을 드러내는 희귀 철새다.

위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울산시는 지난달 29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준위협종(NT)으로 지정된 홍여새가 울주군 해안가 일대에 대규모로 출현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번 관찰은 앞서 12일 울주군 청량읍에서 울산 새 통신원 조현표 씨가 홍여새 20여 마리를 처음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15일부터 21일까지 울주군 서생면 곰솔 군락지에서 송악 열매를 먹는 홍여새 200여 마리가 시민생물학자이자 사진작가인 윤기득 씨에 의해 촬영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많은 수의 홍여새가 관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홍여새는 여새과에 속하는 드문 겨울 철새로, 일반적으로 11월 하순 국내로 날아와 이듬해 4월 하순까지 머문다. 산림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무리를 이루며, 향나무, 산수유, 송악, 양버즘나무, 메타세쿼이아 등의 새순과 겨우살이 열매, 곤충을 주요 먹이로 삼는다.

외형이 유사한 황여새와 함께 군집하는 경우도 많지만, 꼬리 끝과 둘째 날개깃 가장자리가 붉은색을 띠는 특징 덕분에 노란색을 띠는 황여새와 쉽게 구별된다.

서울대학교 최창용 교수는 "일본에서 월동한 홍여새 무리가 북상하는 경로에서 울산 해안가와 공원을 잠시 거쳐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200여 마리 규모가 일시에 관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분석했다.

울산 울주군에서 관찰된 홍여새 / 연합뉴스(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울산 울주군에서 관찰된 홍여새 / 연합뉴스(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울산시는 이번 대규모 출현을 지역 생태계의 건강성과 다양성을 반영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겨울 철새가 북상하고 여름 철새가 도래하는 과도기적 시기"라며 "새 통신원, 시민생물학자들과 협력해 울산을 찾는 다양한 새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보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홍여새 대규모 관찰은 울산 해안가가 국제적으로 드문 철새 이동 경로의 중간 거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울산이 지닌 생태적 가치를 국내외에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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