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운석열 전 대통령 화내는 것 들었다”…'VIP 격노설' 첫 인정
2025-07-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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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해병 특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조사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순직해병 특검에 출석해 'VIP 격노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연합뉴스가 12일 전했다.
김태효 전 차장은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제기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한 실세 참모로 평가받는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이 당시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으로부터 순직한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는 것을 목격하고 수사 외압에 관여한 핵심 피의자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라며 심하게 화를 냈고 이후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게 'VIP 격노설' 의혹의 주된 내용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태효 전 차장은 지난 11일 오후 2시 5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7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후 이날 오후 10시쯤 귀가했다.
김 전 차장은 출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귀갓길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가 정말 없었는가?', '순직해병 사건 이첩 보류 지시는 윤 전 대통령과 무관한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을 했다"라고만 짤막하게 말했다.
김 전 차장은 이날 특검 조사에서 격노설이 나온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 당시 상황에 대한 질의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국회 증언 등을 통해 당시 회의에서는 채 상병 사건 관련 보고가 없었고 윤 전 대통령의 격노도 없었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런 기존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특검에 따르면 김 전 차장은 이날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질문에 답했다. 이날 오후 9시 이전에 준비했던 조사가 모두 종료돼 심야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민영 특검보는 김 전 차장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수석비서관 회의 상황에 대해 주로 질문했으며 이후 사건 회수 등에 관여한 것이 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물어봤다"라고 말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전 차장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