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이 까치처럼 생겼다고?…요즘 어른들 사이서 귀한 취급 받는 의외의 '작물'
2025-04-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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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목받고 있는 귀한 전통 작물
한때 들판과 울타리 밑에서 흔하게 자라던 '까치콩'이 요즘 들어 어른들 사이에서 귀한 전통 작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 콩은 모양이 얼핏 보기에 제비나 까치를 연상케 한다며 제비콩 또는 까치콩이라고 불렸지만, 정식 명칭은 '편두(扁豆)'다. 자주색 또는 흰 꽃이 피며, 종자 색에 따라 흑편두와 백편두로 나뉜다.

까치콩은 외형도 일반 콩보다 크고 단단하며, 특유의 향기까지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된장, 콩자반, 죽, 청국장 등에 활용됐고, 울타리를 타고 자라는 모습이나 자줏빛 꼬투리, 피는 꽃도 감상용으로 가치가 있어 예부터 집 주변에 심는 일이 많았다.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영양 성분 때문이다. 까치콩은 단백질 함량이 약 23%에 이르고, 탄수화물, 지질, 식이섬유, 비타민 A와 B군, 칼륨, 칼슘 등이 고루 포함돼 있다. 여기에 트립신 억제물질, 아밀라제 억제물질, 사포닌, 피틴산, 항산화 성분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기능성 작물로도 주목받고 있다.

동의보감과 중약대사전 등 고문헌에서도 까치콩은 비위 허약, 설사, 곽란, 감기, 신경 안정, 해독, 당뇨증상 완화 등 다양한 치료 목적으로 등장한다. 특히 백편두는 한약재로도 쓰이며, 까치콩을 넣은 죽은 속을 부드럽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까치콩을 볶아 가루낸 뒤 대추차에 타서 마시면 몸이 가볍고 더위에도 강해진다는 민간요법도 전해져 내려온다.
까치콩은 재배가 쉽지는 않다. 병충해에는 강하지만, 수확량이 적고 상업적 효율성이 낮아 대량으로 키우는 농가는 드물다. 대신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부 귀농인과 전통 농업을 고수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토종 보존 작물'로 여겨지고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생콩 상태에서 섭취하면 독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며, 과다 섭취할 경우 복부 팽만이나 소화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오래된 농서에 등장하는 만큼, 까치콩은 단지 한 시대의 식재료가 아니라 민간요법과 생태 농업, 전통 식문화 요소로 자리해 왔다. 지금은 재래시장에서 간간이 보이는 정도지만, 그 귀한 맛과 가치 덕분에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부러 수소문해서 구입하는 이들도 있다.
마트에서는 보기 힘들고, 손수 키우거나 장터에서 겨우 만날 수 있는 까치콩. 알고 보면 이 작물이야말로 한국 식탁에 오르내리던 오랜 작물 중 하나이자, 앞으로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은 '숨은 보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