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법 유죄 판단' 주도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누구
2025-05-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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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신속한 판결 주도해 이재명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가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국민 관심이 쏠린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에서 재판장을 맡아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주도한 인물이다. 전원합의체로 사건을 회부하고 일주일에 두 차례 합의 기일을 지정하는 등 이례적으로 신속한 판결을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2023년 12월 8일 취임해 현재 사법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1957년 6월 6일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유금리에서 태어났다. 경주강동초등학교, 경주중학교, 대구 경북고등학교를 거쳐 1979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법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3년 사법연수원 13기를 수료한 뒤 군법무관으로 복무하며 법조 경력을 시작했다.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조 대법원장은 서울민사지방법원,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서울고등법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1992년 미국 코넬 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2012년 대구지방법원장과 대구가정법원장을 겸임하며 대구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조 대법원장은 성전환자의 법적 지위, 국제거래, 해상운송 관련 논문을 발표했고,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 환경법과 민사집행법 교재를 개정했다.
2014년 3월 양승태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법관에 임명된 조 대법원장은 2020년 3월까지 6년간 상고심을 심리했다. 대법관 재임 중 그는 법조문의 엄격한 해석과 문언주의적 태도를 보였다.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선동 혐의는 유죄, 내란음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9억 원 전부를 불법정치자금으로 봤다. ‘땅콩 회항’ 사건에서는 항로변경죄를 인정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고, 양심적 병역거부 불인정,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강요 혐의 무죄 등 소수의견을 냈다. 2018년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한 판결에서는 다수의견을 따랐다.
대법관 퇴임 후 조 대법원장은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일했다. 2020년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청조근정훈장을 받았고, 2021년 서울대학교 모의 법정대회와 성균관대 강연에 참여했다. 2023년 김명수 대법원장 퇴임 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부결되자,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같은 해 11월 8일 조 대법원장을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명 소감으로 “중책을 수천, 수만 번 고사하고 싶다”고 했고, 불교 용어 “무유정법”을 인용해 이념적 편향 우려를 일축했다.
2023년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사법농단, 법관 증원 등 사법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 “국민께 걱정을 끼친 점에 죄송하다”고 했고, 사법시험 부활에는 반대하며 로스쿨 체제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신속한 재판을 약속했다. 그해 12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264표, 반대 18표, 기권 10표로 임명동의안이 가결돼 조 대법원장은 제17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해소를 우선 과제로 삼았다. 취임사에서 “사법부는 기본권 수호의 최후 보루”라며 “신속한 재판은 국민의 권리”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해 신속히 심리했다. 그는 사건 접수 후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접촉을 차단했다. 지난달 29일 선고기일을 지정해 이날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조 대법원장은 독실한 불교 신자로 음주를 하지 않는다. 그는 2020년 ‘만인상생’이라는 수필집을 ‘바보바하’라는 필명으로 출간해 측은지심과 화이부동을 판사의 덕목으로 제시했다. 삼성 라이온즈 팬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재산공개에서 15억 8600만 원을 신고했다. 임기는 법원조직법상 70세 정년인 2027년 6월 5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