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국인 대표 관광지로 떠올라... '가서 뭐하나' 물었더니 1위는
2025-05-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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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트렌드 변화, 경제적 요인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듯

최근 제주도가 다시 한국인의 대표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로 향하는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주요 항공편이 연일 매진되고 있다.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여행 트렌드의 변화와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이날부터 3일까지 서울발 제주행 항공편이 모두 매진됐다. 4일 출발 항공편도 대부분 예약이 마감됐다. 일부 남은 좌석 역시 편도 요금이 10만 원대를 넘어 평소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다른 주요 항공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항공권 예매 플랫폼에서는 해당 기간 제주행 항공권 검색조차 어려울 정도다. 사실상 연휴 기간 주요 항공사의 제주행 노선은 모두 매진된 셈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연휴 기간 전국 14개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 여객 수가 약 1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105만 명 이상이 국내선 이용객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공항 일일 이용객은 평소 3만 명에서 연휴 기간 5만 명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20~30대 젊은 층 관광객이 전체의 47%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MZ세대의 제주 선호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알려진 제주의 이색적인 카페와 맛집, 자연 명소 등이 젊은 세대의 발길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주 여행의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관광지 방문 중심에서 벗어나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더 깊이 체험하는 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다. 제주도가 최근 발표한 관광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 여행 중 선호하는 활동으로 '자연경관 감상'(68%)과 '맛집 탐방'(57%)이 가장 높았고, '특별한 체험활동'(32%)이 그 뒤를 이었다.
바가지요금 논란도 한풀 꺾인 점도 제주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SNS를 통해 가성비 좋은 숙소, 맛집, 카페 정보가 퍼지며 제주 여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었다. 여행객들은 비싼 5성급 호텔 대신 합리적인 민박이나 펜션을 선호하며 현명한 소비를 즐겼다.
여행 형태의 변화와 함께 경제적 요인도 제주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 엔화 환율이 1000원대까지 상승하면서 일본행 여행의 가격 메리트가 약화하고, 일부 수요가 다시 국내로 회귀하는 현상이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해외여행 물가 상승과 함께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여행지를 찾는 것이 제주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한국관광공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여행 선호 이유로 '이동 시간이 짧고 편리함'(42%)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37%)이 가장 많이 꼽혔다.
관광객 증가는 제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과제도 남아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개별 여행객 1인당 평균 지출 비용은 66만 6809원으로, 2019년의 46만 3531원 대비 43.8% 증가했다. 이는 관광 수입 증가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여행객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회복세를 지속하려면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서비스 품질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제주관광공사가 공개한 ‘2024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정량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내·외국인 관광객 모두 제주 여행 물가에 불만족한 비율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