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들풀이었는데... 너무 맛이 좋아서 대규모로 재배 중인 한국 나물
2025-05-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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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도 뿌리도 쓴맛 1도 없이 맛있다는 한국 나물

최근 한국인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날로 키우는 나물이 있다. 잔대. 야생초였다가 맛이 좋아 입소문이 퍼져 재배되기 시작한 나물이다. 한국의 산과 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잔대에 대해 알아봤다.
잔대는 사삼, 딱주, 제니, 잔다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름의 유래는 명확히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삼’은 모래밭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반영한 이름으로 보인다. ‘잔대’라는 이름은 잔잔한 들판에서 흔히 자라는 모습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전역에서 자생한다. 특히 햇볕이 잘 드는 고산지대의 습지에서 잘 자란다. 제주도와 강원도 같은 산악 지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제철은 봄과 가을이다. 봄에는 연한 새싹이 나물로 사랑받는다. 가을에는 뿌리가 약재와 요리로 활용된다.
잔대의 줄기는 곧게 선다. 높이는 50~100cm 정도다. 줄기를 꺾으면 흰색 즙이 나온다. 잎은 긴 타원형 또는 달걀 모양이다. 4~5개가 돌려나며 줄기를 감싼다. 줄기와 잎에는 부드러운 털이 있다. 7~10월이면 줄기 끝에 담자색 꽃이 핀다. 꽃은 종 모양이다. 길이는 13~22mm 정도다. 꽃부리 안에는 암술대 3개와 수술 5개가 있다. 열매는 10월경 맺는다. 갈색 씨방에는 작은 종자가 가득하다.
잔대의 맛과 요리법
잔대의 맛은 부드럽고 달콤하다. 잎과 줄기는 물론이거니와 뿌리 역시 아리거나 쓴맛이 없다. 생으로 먹어도 단맛이 돈다. 과거에는 구황식물로도 쓰였다. 연한 새싹은 나물로 먹는다. 뿌리는 구워 먹거나 꿀에 절여 먹는다. 말린 뿌리는 차로 즐긴다. 요리법은 다양하다. 잔대의 매력은 그 활용도에 있다.
잔대 새싹은 봄에 채취한다. 깨끗이 씻은 새싹을 살짝 데친다. 데친 새싹은 고추장 양념에 무쳐 나물로 낸다. 고추장은 달콤한 맛을 더해 잔대의 부드러운 식감을 돋보이게 한다. 양배추나 당근 같은 채소와 함께 무치면 색감과 맛이 조화를 이룬다. 무침은 밥반찬으로 제격이다.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잔대 뿌리는 이른 봄이나 가을에 캔다. 뿌리는 껍질을 살살 벗긴다. 독성이 없어 손질이 간단하다. 손질한 뿌리는 얇게 썰어 기름에 볶는다. 베타카로틴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볶은 뿌리는 고소하고 아삭하다. 간장과 마늘로 양념하면 반찬으로 훌륭하다. 뿌리를 썰어 고추장과 함께 무치면 매콤한 잔대무침이 완성된다. 이 무침은 밥과 함께 먹기 좋다.
잔대전도 인기 있는 요리다. 밀가루 반죽에 잔대 뿌리와 부추를 얹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부친다. 잔대 뿌리의 아삭한 식감과 부추의 향이 어우러진다. 전은 간단하면서도 영양가가 높다. 잔대 뿌리를 튀김으로 만들 수도 있다.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기면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다. 말린 뿌리는 물에 우려 차로 마신다. 잔대차는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꿀을 첨가하면 풍미가 더 깊어진다.
잔대의 효능
잔대는 약용식물로 오랫동안 사용됐다. 뿌리는 강장, 해열, 거담제로 쓰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잔대는 감기와 기침을 다스린다. 가래가 끓거나 숨이 찰 때도 효과적이다. 목의 통증과 쉰 목소리에도 좋다. 잔대에는 사포닌이 풍부하다. 사포닌은 항염 작용을 한다.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기침, 가래, 기관지염, 천식, 편도선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완화한다.
잔대에는 이눌린도 들어 있다. 이눌린은 혈당을 조절한다. 당뇨 관리에 도움을 준다. 여성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생리불순, 자궁출혈, 자궁염 개선에 좋다. 출산 후 부기를 빼는 데도 유용하다. 산후풍 예방에도 쓰인다. 잔대 잎에는 칼슘이 시금치보다 2배 많다. 철분은 2.5배, 비타민C는 5배 높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도 풍부하다.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재배와 소득 작물로서의 가능성
잔대는 약용작물로 재배된다. 물 빠짐이 좋은 토양이 적합하다. 유기질이 풍부한 땅에서 잘 자란다. 물은 2~3일 간격으로 준다. 번식은 씨앗으로 한다. 10월에 씨앗을 채취한다. 바로 뿌리거나 냉장 보관한다. 이듬해 봄 씨앗을 2~3일 물에 담갔다가 뿌린다. 발아율을 높이기 위해 삼색부직포를 덮는다. 삼색부직포는 통기성과 보온 효과가 뛰어나다. 출현율은 87%에 달한다. 입모율은 82%로 높다.
잔대는 소득 작물로 주목받는다. 뿌리는 약재로 팔고 새싹은 나물로 팔아 소득을 낸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잔대를 지역 특화 작물로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