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달달해도 되나요... 과거엔 흔했는데 지금은 귀해진 한국 나물

2025-05-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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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으로 먹어도 되고 데쳐서 먹어도 되는 한국 나물

봄 햇살이 산자락을 부드럽게 감싸는 계절, 그늘진 숲속에서 조용히 고개를 내미는 나물이 있다. 모시대다. 심장 모양의 잎과 꺾으면 흘러나오는 하얀 진액이 특징이다. 예전에는 산나물로 흔히 식탁에 올랐지만, 이제는 장터에서도 귀하게 만나는 식재료다. 담백한 맛과 은은한 향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약용으로도 쓰이는 모시대에 대해 알아봤다.

모시대 / 국립생물자원관
모시대 / 국립생물자원관

산에서 온 소중한 나물

모시대는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국 전역의 산지, 특히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란다. 높이는 40~100cm 정도. 줄기는 곧게 서며 가지가 거의 갈라지지 않는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의 하트형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있다. 8~9월이면 자주빛 종 모양의 꽃이 아래를 향해 핀다. 열매는 10월에 익는 삭과다. 일본, 중국 만주, 러시아 우수리 등지에서도 자생한다.

모시대 / 국립생물자원관
모시대 / 국립생물자원관

이름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모시대는 지역에 따라 모시때라고도 불린다. 옷감으로 쓰이는 모시풀과는 다르다. 모시풀은 줄기로 실을 만든다. 전라도 지역에선 잎으로 송편 등 떡을 만든다. 반면 모시대는 산나물이다. 과거에는 참나물과 함께 흔히 먹던 나물이었다. 지금은 수요가 줄어 늦봄 장터에서 소량만 판매된다. 제철은 이른 봄. 새순이 돋을 때 어린잎과 뿌리를 주로 채취한다.

부드러운 맛, 다채로운 요리

모시대의 맛은 순하고 담백하다. 은은한 향이 돋보인다. 강한 향이 없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생으로 먹어도 독성이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달짝지근한 맛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는 모시대가 자체적으로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화살에 맞은 멧돼지가 모시대를 먹고 원기를 회복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모시대 / 국립생물자원관
모시대 / 국립생물자원관

모시대는 다양한 요리로 변신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겉절이다. 생으로 먹는 겉절이는 모시대의 상큼한 맛을 그대로 살린다. 모시대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양조간장 반 큰술, 고춧가루 반 큰술, 포도청 반 큰술, 참기름 한 큰술, 다진 마늘 약간, 통깨 약간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모시대에 양념장을 넣고 살살 버무린다. 상큼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간단하지만 모시대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준다.

데쳐서 무치는 나물무침도 인기다. 모시대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군다. 물기를 짜고 국간장 한 큰술, 참기름 한 큰술, 다진 마늘 약간, 대파 약간, 통깨 약간을 넣는다. 조물조물 무친다. 맛은 깻잎순을 닮았지만 더 부드럽다. 무난하면서도 은근히 끌리는 풍미다. 겉절이가 상큼함을 강조한다면, 무침은 담백함이 돋보인다.

모시대는 밥과도 잘 어울린다. 들기름에 볶아 모시대밥을 만든다. 모시대를 깨끗이 씻어 들기름에 살짝 볶는다. 쌀과 함께 밥을 짓는다. 완성된 밥을 매운 고추장에 비벼 먹는다. 봄 입맛을 돋운다. 고소한 들기름과 모시대의 담백함이 조화를 이룬다.

모시대는 된장국이나 장아찌로도 즐긴다. 된장국에 넣으면 은은한 향이 국물에 배어난다. 장아찌는 생 모시대를 된장이나 고추장에 재워 만든다.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건강을 지키는 나물

모시대는 식용뿐 아니라 약용으로도 쓰인다. 맛은 달고 성질은 차갑다. 열을 내린다. 가래를 삭인다. 기침을 가라앉힌다. 소염 작용을 한다. 뿌리는 해독과 거담제로 사용된다. 간염, 식욕부진, 간암 등에 도움이 된다. 뿌리를 사과와 함께 즙을 내어 마시면 효능이 좋다.

모시대 꽃 / 국립생물자원관
모시대 꽃 / 국립생물자원관

모시잎도 효능이 뛰어나다. 뼈 건강을 돕는다. 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변비를 막는다. 노화 방지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해열 작용이 있다. 면역력을 강화한다. 줄기에서 나오는 흰 유즙은 독성이 없다. 순한 맛을 낸다.

과거에는 모시대 뿌리를 사삼 대용으로 썼다. 뿌리는 약재로 젠이라고 불렸다. 멧돼지가 즐겨 먹는 샘물 주변이나 진흙탕 근처에서 많이 자란다.

모시대는 생으로 먹어도 안전하다. 이는 초롱꽃과 식물의 특징이다. 잔대나 섬초롱꽃처럼 비슷한 식물도 나물로 먹는다. 모시대는 하얀 진액과 부드러운 맛으로 구분된다.

모시대는 점점 잊히는 나물이다. 과거에는 흔했지만 이제는 귀한 존재다. 늦봄 장터에서 우연히 마주친다면 상큼한 맛을 꼭 맛봐도 좋을 듯하다.

산림조합중앙회 산림경영지원 홈페이지는 모시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모시대는 '모시나물'이라고도 하며 봄의 대표적인 산나물로 독이 없으며 맛이 순하고 담백하다. 모시대는 여러해살이풀로서 뿌리는 약간 굵고 두 가닥으로 갈라지는 경우가 많다. 줄기는 곧게 자라며 높이40~100㎝로 어린싹은 대 속이 비어 있고 연한 갈색을 띠는 것이 많다. 줄기를 꺾으면 백색의 진액이 나온다.

효능

모시대는 뿌리를 제니라 하여 한방에서 거담제, 해독제로 귀히 여기는 약재이며, 멧돼지가 독화살에 맞으면 얼른 모시대 뿌리를 파먹고서 스스로 해독하는데 사람이 그 지혜를 갖지 못했다고 중국의 명의가 개탄했다고 하는 약재이다. 진나라의 포박자 갈홍은 한가지의 약재로 많은 종류의 독을 동시에 풀 수 있는 약재는 제니즙뿐이라고 하고 모든 약을 다릴 때 함께 넣고 다리면 그 약의 독성분을 스스로 다 풀어버린다고 하였다.

성분

모시대는 고른 영양함량을 보이며, 울릉도 모시대는 단백질, 당질, 회분, 인 등의 함량이 특히 높다. 그 밖에 유기산이 검출되어 사포닌과 이눌린이 함유되어있다.

보관

뜨거운 물에 데쳐서 말린 후 보관한다.

이용법

봄에 어린 잎과 줄기를 따서 생으로 무침도 하고 튀김도 만들며 국거리로도 이용된다. 데쳐서 나물로 무치기도 하고 기름에 볶아 맛있고 샐러드로도 이용한다. 또 삶아서 말려두고 묵나물로도 이용한다. 뿌리는 쌉쌀하지만 도라지나 더덕처럼 조리하는데 생채로 무치거나 구이로도 맛있고 삶아서 볶음으로도 조리한다. 뿌리는 옛날에는 구황식량으로도 이용하기도 했다.

모시대 / '깊은산속산나물'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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