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찾아가는 DJ 최용진 씨, 나비 따라 함평에 둥지 틀어
2025-05-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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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함평군 학교면 석정리 한 마을로 귀농
우리나라 월드 팝 마지막 DJ 자부심 느껴
함평에서 나비, 국화축제~10여 년째 찾아가는 DJ BOX 열고 재능기부 봉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나비와 함께 꽃길을 따라 전남 함평에 둥지를 틀었어요."

찾아가는 DJ 최용진 씨가 제27회 함평나비대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함평엑스포공원 중앙광장 분수대 앞에서 DJ BOX 열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해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DJ 최용진 씨(54세)는 지난해 11월에 함평군 학교면 석정리 한 마을로 귀농해 생활하고 있다.
DJ 최 씨가 함평군과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강원도 평창 효석문화제 축제에서 3년 동안 '찾아가는 DJ BOX'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013년 함평군 축제 관계자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함평 축제장에도 찾아와 음악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받았다는 것.
그 이후로 지금까지 봄에는 나비 축제, 가을에는 국향대전 행사에 10여 년째 찾아가는 DJ BOX 열고 재능기부 봉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관광안내소에 마련된 장소에서 음악 봉사하다가 이윽고 차량을 사들여 전국으로 '찾아가는 DJ BOX'을 운영하게 됐다는 것.
DJ 최 씨는 교통방송 라디오 DJ와 강원 MBC '별이 빛나는 밤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월드 팝 마지막 DJ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그 시절 음악과 향수를 전달하고 있다는 게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내가 좋아해서 음악을 하지만, 항상 생활하는데 부족했다. 그래서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목수 등 막노동을 했다는 것.
그는 외롭고 힘들 때 주민들이 따뜻한 정으로 맞이해주면서 세상 밖으로 나비처럼 날개 해주였던 곳이 함평이라며 그래서 함평을 제일 많이 찾아와 왔다고 했다.
최 씨는 '찾아가는 DJ BOX'을 운영하면서 폭우로 인해 차량과 음향 장비들이 물에 잠겨 피해를 보기도 했고, 또한 지난 2013년 함평 축제장에서 운영할 때 광주에 사는 한 학생이 '우리 엄마 아빠가 이혼하려고 해요 " 하는 사연으로 음악을 신청했다는 것. 방송 후 다시 부모와 함께 행복하게 살면서 ~~10년의 세월이 흘러 그 학생이 수소문 끝에 함평 축제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당시 부모와 함께 선물을 들고 찾아와 한 가정을 행복하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달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또한, 청춘남녀가 음악으로 프러포즈 받아 결혼을 성사하게 시킨 일도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
가슴 아픈 일도 있다. 코로나 시절 모든 축제가 취소되고 갈 곳을 잃은 '찾아가는 DJ BOX '도 어려움이 봉착해 8천 장이 넘는 엘피판도 처분해 지금을 500장 정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추억을 소환하는 '찾아가는 DJ BOX'에서 가장 많은 신청한 곡은 외국곡으로는 '아바 댄싱퀸', 국내에서는 봄에는 '하얀 나비(김정호)',가을에는 '가을이 오면(이문세)'이 차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남도는 '목포의 눈물(이난영)', 경상도는 부산 갈매기(문성재), 충청도는 조영남 가수 노래 순으로 나타났다.
DJ 최 씨는 "지금까지 남을 위해 감미로운 음악을 전달하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공기 좋고 한적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오로지 나를 위해 살겠다"라면서 "또한 인연으로 맺어져 성심성의껏 도와준 함평군에 신세도 갚고 남도 쪽만 나들이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