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니었다… 전국서 ‘월세’ 비중 가장 높은 뜻밖의 지역

2025-05-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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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비율 80%로 가장 높은 수준

전국에서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제주가 꼽혔다.

서울 시내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 뉴스1
서울 시내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 뉴스1

지난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 비중은 60.7%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P 증가한 것으로, 2021년 1분기(42.1%)와 비교하면 18.6%P나 늘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도의 월세 비율이 80%에 달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제주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차 계약 중 80%는 월세 계약이었다. 제주는 전통적으로 1년 치 월세를 선불로 내는 ‘연세’(年貰)라는 임대차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다. 과거부터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먼저 받을 수 있는 거래가 자리 잡았다. 연세도 통계상 월세에 포함된다.

제주의 월세 비중이 높은 이유는 임차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에서 1년 살기’ 열풍이 불면서 단기 체류를 원하는 여행객들이 늘었고, 이들이 월세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외지인 투자 비중도 높은 편이다. 외지인 투자자도 부동산을 사들일 때 단순 시세 차익보다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주의 고령화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는 점도 월세 시장이 커지는 이유로 분석된다. 고령 임대인은 목돈 관리보다 안정적 수입을 원하기 때문이다.

제주시 오라2동 청보리밭. / 뉴스1
제주시 오라2동 청보리밭. / 뉴스1

다만 제주의 연세 문화와 관련해 주의할 점도 있다. 민법에 따르면 월세는 임대료 연체가 2회(2개월) 이상 발생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연세는 임대료 연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연세 계약을 한 임차인이 중간에 나가겠다며 남은 기간의 월세 반환을 청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편 서울의 올해 1분기 월세 비중은 64.3%였다. 대전(68.5%), 울산(68.0%), 부산(66.5%) 등지도 월세 비중이 서울보다 높았다.

서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진 것은 2∼3년 전 심각했던 역전세난이 진정된 후 공급 부족 우려가 부각되며 최근 1년 이상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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