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기' 능력에 감탄한 캐나다... 분위기 심상찮다 (영상)

2025-05-05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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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트럼프 때문에 큰 결정 내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CBC 취재진에게 K-9 생산시설을 독점 공개했다. /      CBC 영상 캡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CBC 취재진에게 K-9 생산시설을 독점 공개했다. / CBC 영상 캡처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1번째 주 편입’ 위협으로 국방력 강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캐나다 주요 언론이 한국의 방산 능력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첨단 무기체계와 신속한 납품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캐나다의 새로운 군사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캐나다 최대 공영방송 CBC는 4일(현지시각) ‘한국, 캐나다의 새로운 군수품 공급국이 되길 바란다’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한국의 방위산업 현장을 취재하며 K9 자주포와 잠수함 등 한국산 무기 도입 가능성을 심층 탐구했다. 캐나다가 미국 중심의 군사 의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맹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나온 해당 보도는 한국 방산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캐나다 최대 공영방송 CBC는 4일(현지시각) ‘한국, 캐나다의 새로운 군수품 공급국이 되길 바란다’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한국의 방위산업 현장을 취재하며 K9 자주포와 잠수함 등 한국산 무기 도입 가능성을 심층 탐구했다. / 'CBC News: The National' 유튜브

K-9 자주포, 캐나다의 ‘위시 리스트’에

CBC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국방부와 육군은 기동성을 갖춘 최신 무기체계를 ‘구매 리스트’에 올리며 전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기동형 포병의 중요성이 입증되면서, 한국의 K-9 썬더(Thunder) 자주포가 주목받고 있다. 155mm 구경의 K-9는 뛰어난 기동성과 화력으로 현대전에서 필수적인 장비로 평가받는다.

CBC는 “일부 전문가들이 한국을 ‘민주주의의 새로운 무기고’로 부르기 시작했다”며 K-9을 한국 방산의 대표 상품으로 소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관계자는 CBC 인터뷰에서 “계약 체결 후 12개월 이내에 K-9 시스템을 최소 1개 대대 분량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이미 생산 라인이 잘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가 라트비아에 주둔 중인 캐나다군 여단을 신속히 무장하고자 하는 요구에 부응하는 제안이다.

K-9 자주포 / 국방부 제공
K-9 자주포 / 국방부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CBC 취재진에게 K-9 생산시설을 독점 공개하며 첨단 제조 공정과 품질 관리를 과시했다. 이는 한국 방산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잠수함 제안, 유럽 경쟁자들 제치고 한발 앞서

한국의 방산 제안은 자주포에 그치지 않는다. CBC는 한국이 200억~240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공동 프로젝트를 캐나다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협력해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한국 방산의 경쟁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두 기업은 과거 함정 수출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했으나, 이번엔 캐나다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

캐나다 해군은 2035년까지 신형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이다. 여러 유럽 국가가 캐나다에 판매 의향을 밝힌 상황에서 한국은 구체적인 제안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CBC는 캐나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은 예상 비용, 납품 일정, 승무원 훈련 계획, 캐나다 내 유지보수 시설 건설 방안 등을 포함한 포괄적 제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로봇공학 및 첨단 제조 기술을 활용해 2035년까지 4척의 잠수함을 납품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캐나다 전문가, 한국 방산의 신속성 주목

캐나다글로벌문제연구소(CGAI)의 데이브 페리 연구원은 “캐나다군은 작전 준비 태세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한국은 대규모 장비를 단기간 내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캐나다의 긴급 전력 확보 요구를 충족할 적합한 옵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신속한 납품 능력이 캐나다군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은 폴란드와 호주 등과 다년간의 방산 계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폴란드의 경우, 한국과의 계약 체결 후 수개월 내에 신형 전차와 전투기가 납품되며 한국 방산의 효율성을 입증했다. 조현기 한국 국방부 자원관리실장은 CBC에 “과거 한국의 방산 수출 명성은 크지 않았으나 최근 계약을 통해 품질 높은 제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음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기술 이전과 동맹국의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협력 모델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반미 정서와 한국 방산의 기회

CBC 보도는 캐나다 내 반미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 발언에 대해 “경제 통합과 안보·군사 협력에 기반한 미국과의 기존 관계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조기총선 유세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러한 정치적 분위기는 한국 방산이 캐나다 시장에 진입할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주요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은 최근 사설에서 “캐나다군의 노후화한 장비와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국 외의 공급국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캐나다 국방부가 발표한 ‘2024년 국방정책 업데이트’ 보고서는 잠수함, 포병, 전투기 등 주요 전력의 현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신속한 조달을 위해 국제 협력을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국, 단순 거래 넘어 장기 파트너십 제안

한국의 제안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 국방부 차관은 CBC에 “이번 제안은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캐나다 방산 산업의 강화와 양국 간 전략적 동맹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술 이전, 현지 생산시설 건설, 일자리 창출 등을 포함한 협력 모델로, 캐나다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건은 캐나다의 의지다. CBC는 서울의 방산 관계자들을 인용해 “캐나다가 수십 년간 이어온 미국 무기 의존에서 벗어날 준비가 됐는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캐나다 정부의 구체적인 실행 의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전했다. 캐나다 방산 전문지 ‘캐나디언 디펜스 리뷰’도 최근 기사에서 “한국의 제안은 매력적이지만, 캐나다의 조달 절차와 정치적 의사결정이 이를 뒷받침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한국 방산의 글로벌 위상과 캐나다의 선택

한국은 과거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가에서 세계 4위의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0~2024년 한국의 방산 수출은 전 세계 10%를 차지하며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폴란드와의 180억 달러 규모 계약, 호주와의 70억 달러 규모 K9 및 장갑차 공급 계약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캐나다의 선택은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북미 안보 환경과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한국의 첨단 무기체계와 신속한 납품 능력은 캐나다군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 데 기여할 잠재력을 지녔다. 캐나다 정부가 한국의 제안을 어떻게 평가할지, 그리고 미국 중심의 안보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맹으로의 전환을 모색할지 주목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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