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보로 뽑히자 사심으로 딴짓' 국민의힘 의원 단톡방서 오간 대화
2025-05-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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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 “죽느냐 사느냐의 순간” “분열은 필패” 단일화 압박
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남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전날 밤 당 의원들이 참여한 단체대화방에서 조해진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단일화 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조 전 의원 글을 인용하며 "도대체 무엇이 중한가"라며 단일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선에서 김 후보를 지지했던 해당 의원은 "주민들 원성이 빗발친다. 사심으로 딴짓하면 결단하겠다"고 강하게 말하며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김 후보가 한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고 대놓고 압박한 셈이다.
단일화를 촉구하는 게시글에는 중진 의원을 포함한 약 10명의 의원이 동조하며 "죽느냐 사느냐의 순간", "분열은 필패"라는 문구로 의총 소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 캠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사무총장에 내정된 장동혁 의원도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의총 개최를 지지했다. 4선 의원 11명 전원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발표해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에 단일화가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내부에서 단일화 목소리가 커진 배경에는 김 후보가 지난 3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한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경선 과정에서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 당원과 의원들의 지지를 얻었던 김 후보가 정작 후보로 선출된 뒤에는 단일화 논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의총을 소집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한편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날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비서실장은 KBS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선 투표용지에는 한 후보 이름은 없을 것"이라며 "기호 2번 김문수 후보가 적혀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단일화 협상이 김 후보의 "자기희생적 결단"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며, 김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 한 단일화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비서실장은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가 자신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대상으로는 한 후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등을 언급하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단일화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후보가 참여하는 '원샷 경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하며, 쉬운 상대부터 단일화를 추진해 보수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특히 한 후보가 단일화의 첫 단계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선 막바지에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