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조장" 서울식물원 마스코트 곰가족 조형물, 하루아침에 철거

2025-05-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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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대에 뿌리박힌 저출산 의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

서울식물원 방문객들을 오랜 시간 반겨 왔던 곰 세 마리 조형물이 저출생 조장 비판을 받으며 철거에 들어간다.

서울식물원에서 곧 철거될 예정인 곰 조형물 중 한 개 / 서울식물원 공식 홈페이지
서울식물원에서 곧 철거될 예정인 곰 조형물 중 한 개 / 서울식물원 공식 홈페이지

6일 서울시에 따르면 민원인 A 씨는 서울식물원을 상대로 제기한 민원에서 "서울시 강서구 서울식물원 내(숲 문화학교 놀이터)에 있는 곰 가족 조형물을 보면 현재 곰 3마리(아빠, 엄마, 아기)로 조성돼 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곰 가족 조형물을 곰 5마리(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3마리)로 조성해 달라"라며 "그래야 국가 사회적인 정책에도 맞고 보고 자라는 아이들도 나 하나가 아니고 형제가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조그만 하나부터 개선해야 현세대에 뿌리박힌 저출산 의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곰 조형물을 추가해 달라는 해당 민원에 관해 서울식물원은 아예 철거 조처에 들어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식물원 측이 민원인의 저출생 문제 제기에 공감한 셈이다.

서울식물원은 "귀하의 말씀대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문제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식물원에도 다둥이 가족의 입장료 혜택을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이와 같은 취지에서 곰 조형물 또한 그 의미를 담아 설치 및 유지돼야 한다"라고 답했다.

다만 서울식물원은 곰 가족 조형물 자체가 노후화됐다며 "귀하의 요청대로 아기 곰 3마리를 추가 설치하기에는 현재 피복된 인조 잔디가 탈락되는 등 노후가 심하며 놀이공간 옆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이 오르는 등 놀이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안전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현재 상태로 적절하지 않으며 우선 철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돼 2025년 5월 내 철거할 예정"이라며 "향후에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저출산 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조성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8300명으로, 2023년보다 8300명(3.6%)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5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증가한 사례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5명으로, 0.72명이었던 전년보다 소폭(0.03명) 상승했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자녀 수를 의미한다. 또 지난해 출산 순위별 변화는 첫째 애는 7700명, 둘째 애는 1500명 각각 증가했다. 첫째 애 비중은 61.3%로, 전년 대비 1.1%P 상승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최근 합계출산율이 2년 연속 상승해 약 0.79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0.75명인 지난해보다 0.04명 증가한 수치로, 결혼 건수 증가와 임산·출산 바우처 등 정책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올해 출생아 수는 약 25만 명대로 추정된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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