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폭발해 현지 공장까지... 영국서 인기 치솟고 있다는 ‘한국 대표 음식’

2025-05-0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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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맛과 신선함 사이의 완벽한 조화' 극찬받은 한국 음식

영국 타워 브리지 / 픽사베이
영국 타워 브리지 / 픽사베이

영국에서 김치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인 김치가 영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현지 주요 매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인들은 강렬한 냄새, 매운맛, 발효 냄새가 특징인 김치를 서양인들은 꺼릴 것이라고 흔히들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김치의 건강 효능이 알려지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서양에서도 김치를 접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서울 한 마트의 김치 판매대 / 뉴스1 자료사진
서울 한 마트의 김치 판매대 / 뉴스1 자료사진

영국 주요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3일(현지시각) ‘톡 쏘는 맛과 신선함 사이의 완벽한 조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치의 매력과 함께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김치를 조명했다. 기사는 한국의 유명 브랜드 김치뿐 아니라 영국 현지에서 소규모로 생산되는 신선한 김치까지 소개하며, 김치가 단순한 양념을 넘어 글로벌 식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치, 영국의 입맛을 사로잡다

가디언은 “영국은 김치를 두 팔 벌려 환영했고, 그 인기가 급상승했다”며 “한국의 유명 브랜드 김치와 더불어 이제 많은 현지 가정 생산업체들이 신선하게 발효한 소량 생산 김치를 선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계 포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의 김치 수출액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김치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가디언은 김치에 대해 매콤함, 짭짤함, 달콤함, 시큼함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적인 맛으로 “완벽한 양념”이라는 찬사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가디언은 김치를 “한국의 주식”이라 소개하며 전통적으로 배추를 소금에 절여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찹쌀죽, 고춧가루, 양파, 그리고 “흡혈귀도 도망갈 만큼” 강렬한 마늘로 만든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 발효시켜 만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젓갈이나 게, 오징어 같은 날 해산물이 첨가되기도 하지만, 영국에서 판매되는 김치 대부분은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져 채식주의자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층에 어필한다고 밝혔다.

김치의 마법, 발효의 과학

김치의 독특한 풍미는 발효 과정에서 비롯된다. 가디언은 “김치의 마법은 채소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젖산균(lactic acid bacteria)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유익한 미생물은 발효 중에 활성화하며 김치 특유의 톡 쏘는 맛과 깊은 우아미(감칠맛)를 만들어낸다. 특히 생(生)김치와 비살균 김치는 살아있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를 제공한다.

김치 / 픽사베이
김치 / 픽사베이

매체는 김치의 선명한 붉은색은 고춧가루에서 나온다면서 고춧가루의 선명한 붉은빛이 김치의 매운맛 정도를 시각적으로 알려주는 단서라고 설명했다. 색이 강렬할수록 더 많은 고춧가루가 사용돼 그만큼 매운맛도 강하다고 전했다.

발효 음식 애호가인 기사 작성자(톰 헌트)는 김치 풍미를 평가하는 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했다. 그는 “좋은 김치는 젖산 발효에서 오는 톡 쏘는 맛과 당근, 쌀가루 같은 재료에서 나오는 은은한 천연 단맛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질감도 중요하다”며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아삭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치 특유의 새콤달콤하면서도 깊고 독특한 아로마는 필수적이지만, 지나치게 생배추 같은 느낌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헌트는 한국의 유명 브랜드 김치와 영국 현지 소규모 발효 업체의 김치 총 10종을 직접 맛보고 비교했다. 평가 대상에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종가집 김치’와 비비고 김치’를 비롯해 영국의 ‘올리스 김치’, ‘컬처드 콜렉티브 클래식 김치’, ‘미스터 김치’, ‘제이미 발효김치’, ‘티클스 피클스 생김치’, ‘바이오나 유기농 김치’, ‘바다스 생김치’, ‘유타카 한국 김치’가 포함됐다.

1. 최고의 만능 김치: 올리스 김치(Ollie’s Kimchi)

올리스 김치는 풍미, 식감, 가격 면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350g에 6.50파운드(약 1만 1000원)인 이 김치는 영국산 김치 중 가장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나 “최고의 만능 김치”로 선정됐다. 이 김치는 선명한 붉은색과 큼직하게 썬 채소로 시각적 매력을 뽐내며, 느린 발효 과정을 거쳐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채식주의자 친화적인 이 김치는 간장과 미소로 우마미를 더했고, 당근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중간 정도의 매운맛과 아삭한 식감, 톡 쏘는 맛과 신선함의 균형이 돋보인다. 헌트는 “풍미가 크고 균형 잡힌 이 김치는 펑크와 신선함 사이의 완벽한 지점을 찍는다”고 극찬했다.

올리스 김치
올리스 김치

2. 최고의 고급 김치: 컬처드 콜렉티브 클래식 김치

기사 작성자는 컬처드 콜렉티브 클래식 김치에 대해선 250g에 5파운드(약 8500원)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에서 생산된 이 김치는 선명하고 윤이 나는 외관, 강렬한 아삭함, 톡 쏘는 젖산 발효의 피즈(fizz·탄산감)가 특징이다. 젓갈과 쌀가루를 사용해 깊은 우마미와 은은한 단맛을 더했으며, 중상 정도의 매운맛과 강렬한 마늘 향이 조화를 이룬다. 헌트는 “활기차고 중독적인 이 김치는 가장 만족스럽고 풍미 넘치는 김치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3. 최고의 가성비: 종가 맛김치

한국의 대표 브랜드 종가의 맛김치는 80g에 1.09파운드(약 1800원)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부드럽고 접근성 높은 맛으로 영국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다. 선명한 붉은빛과 윤이 나는 이 김치는 두꺼운 양념 소스로 코팅돼 있으며, MSG나 고과당옥수시럽,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젖산균을 추가해 발효를 지원하며, 은은한 매운맛과 깔끔한 풍미, 적당한 단맛을 제공한다. 헌트는 “가장 생동감 넘치진 않지만, 깔끔하고 맛있는 김치”라고 평했다.

종가 맛김치
종가 맛김치

4. 미스터 김치: 집에서 즐기는 정통 발효

미스터 김치의 가격은 330g 2개 세트가 12.90파운드(약 2만 2000원)이다. 신선하게 배송돼 소비자가 집에서 직접 발효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됐다. 전통 한국 레시피에 따라 젓갈과 찹쌀가루를 사용하며, 채식 버전도 제공한다. 선명한 붉은색과 풍부한 고춧가루로 중간 정도의 매운맛을 내며, 아삭한 식감과 균형 잡힌 톡 쏘는 맛이 돋보인다. 헌트는 “정통 한국 김치의 경험을 영국에서 제공한다”라면서 “발효의 간편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호평했다.

5. 제이미 발효김치: 생동감 넘치는 발효

450g에 8.50파운드(약 1만 4500원)인 제이미 발효김치는 생김치의 정수를 보여준다. 뚜껑을 열자마자 터져 나오는 피즈는 이 김치가 살아있는 발효의 절정에 있음을 증명한다고 글 작성자는 평가했다. 채식 버전은 젓갈 대신 간장, 참기름, 참깨를 사용해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선명한 붉은색, 윤기 나는 외관, 아삭한 식감, 그리고 밝고 표현력 있는 맛이 특징이다. 헌트는 “깨끗한 젖산의 신맛, 부드러운 우마미, 중간 매운맛, 쌀가루의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진 이 김치는 선반 위 최고의 김치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티클스 피클스 생김치

200g에 4.35파운드(약 7400원)인 티클스 피클스 생김치는 6가지 자연 재료만 사용한 채식 김치다. 부드러운 피즈와 은은한 뒷맛, 약한 매운맛을 제공한다. 가볍지만 균형 잡힌 오렌지빛 양념이 특징이다. 아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단맛이 돋보이지만, 강렬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다소 부족할 수 있다. 헌트는 “김치 초보자들에게 좋은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비비고 김치

150g에 1.75~2파운드(약 3000~3400원)인 비비고 김치는 한국 브랜드 김치의 강점을 보여준다고 평가됐다. 글 작성자는 비비고 김치에 대해 “두꺼운 오렌지빛 양념이 균일하게 코팅된 이 김치는 중간 매운맛, 뚜렷한 톡 쏘는 맛, 부드러운 우마미, 적절한 짠맛으로 균형 잡힌 풍미를 자랑한다”고 했다. 그는 “긴 유통기한에도 불구하고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며 약한 발효의 피즈를 느낄 수 있다”라면서 “칼슘 락테이트와 잔탄검 같은 복잡한 재료가 포함되지만 맛과 식감 면에서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비비고 김치
비비고 김치

바이오나 유기농 김치

350g에 5.20파운드(약 8800원)인 바이오나 유기농 김치는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채식 김치다. 황금빛 오렌지색과 부드러운 매운맛, 미세한 발효의 피즈를 제공한다. 긴 유통기한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아삭함과 부드러운 톡 쏘는 맛을 유지하며, 토마토 첨가로 캠벨 수프 같은 독특한 아로마를 낸다. 헌트는 “최소 가공으로 깊이 있는 맛을 제공하는 김치”라고 평가했다.

바다스 생김치

400g에 3.50~4.50파운드(약 6000~7600원)인 바다스 생김치는 샌드위치나 버거 토핑에 이상적인 채식 김치다. 밝은 오렌지빛, 부드러운 우마미, 미세한 피즈, 균형 잡힌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다소 짠 편이지만 토마토 같은 아로마와 은은한 단맛으로 부드러운 매력을 뽐낸다. 헌트는 “다재다능한 냉장고 필수품”이라고 평했다.

바다스 생김치
바다스 생김치

유타카 한국 김치

200g에 2.45~3.50파운드(약 4200~6000원)인 유타카 한국 김치는 최소 가공된 장기 보관용 채식 김치다. 미세한 발효의 피즈와 부드러운 톡 쏘는 맛, 낮은 우마미, 은은한 매운맛과 짠맛을 제공한다. 연한 오렌지빛과 얇은 양념은 가벼운 고추 사용을 반영하며, 아삭함은 다소 부족하다. 헌트는 “평온한 양념으로 일상 식사에 부드러운 킥을 더하기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김치, 글로벌 식탁의 중심으로

김치의 영국 내 성공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글로벌 식문화의 변화를 상징한다. 한국의 전통 김치 브랜드와 영국 현지 업체들의 창의적인 시도가 어우러져 김치는 이제 영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냉장고 필수품이 됐다. 톡 쏘는 발효의 매력과 아삭한 식감, 다양한 풍미의 조화는 김치를 단순한 반찬이나 양념을 넘어, 샐러드, 샌드위치, 버거 등 다채로운 요리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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