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주는 주사 vs 다이어트 한약, 내 몸에 맞는 거 고르려면?
2025-05-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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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비밀, 체중 감량의 신비한 해법은?
다이어트 한약 vs 주사제, 어떤 선택이 현명할까?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다이어트 한약’.
한방의학이 체질과 음양의 균형을 중심으로 몸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서양의학 기반의 비만 주사제인 ‘위고비’나 ‘삭센다’와 함께 비교 대상이 되곤 한다.
과연 다이어트 한약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까? 그 원리와 실제 효과, 부작용, 그리고 최신 주사형 비만 치료제와의 차이를 살펴본다.
다이어트 한약은 보통 전통 한방 원리에 따라 개인의 체질과 비만 유형을 진단한 뒤, 몸속의 불균형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처방된다. 흔히 사용되는 약재로는 갈근(칡), 맥아, 복령, 황기, 방풍, 작약 등이 있으며, 이들은 식욕 억제, 이뇨 작용, 체내 수분 대사 조절, 장 기능 개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경우에 따라 한약은 대사량을 높이거나, 지방을 분해하거나, 또는 변비를 개선해 장내 환경을 정비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한약은 열을 올려 몸을 ‘잘 타게’ 만들어 열량 소비를 늘리는 식으로 설계되기도 한다.
한약의 가장 큰 특징은 개개인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처방된다는 점이다. 같은 체중이라도 어떤 사람은 몸이 잘 붓고, 어떤 사람은 장이 약하거나, 식욕 조절이 되지 않아 살이 찌는 경우가 있다. 한의사는 이러한 개별적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약재를 조합해 처방을 내린다.
예를 들어 ‘태음인’ 체질은 음식 섭취량이 많고 대사가 느린 편이라 이들을 위한 한약은 열을 내리고 비장을 강화하는 약재가 중심이 된다. 반면 ‘소양인’은 열이 많고 예민한 체질이기 때문에 이를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한약이 구성된다.
하지만 한약이 무조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한약은 강한 이뇨제나 대변을 자극하는 약재를 다량 포함해 단기간 체중을 줄여주는 효과를 내지만, 이는 수분과 장 내용물의 배출에 의한 것이지 실제 지방 감소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이런 방식의 감량은 탈수, 피로, 영양불균형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한약의 안전성은 약재의 품질, 조제 방식, 복용자의 체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한의사의 전문 진단을 통해 복용해야 하며, 무분별한 인터넷 판매나 개인 처방 공유는 위험하다.

한약의 부작용으로는 위장 장애, 가슴 두근거림, 불면, 두통,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간 기능 저하나 신장 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카페인 유사 성분이나 자극적인 약재가 포함된 경우에는 불안감이나 수면 장애가 동반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질환자, 약물 복용 중인 사람, 임신부 등은 복용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최근 다이어트 치료의 주류로 떠오른 ‘위고비’와 ‘삭센다’는 서양의학 기반의 GLP-1 유사체 주사제다. 이 약물들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 효과가 나타나면서 비만 치료제로도 승인받았다. GLP-1은 위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줄이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만든다. 실제 임상에서도 이 약물들은 1년간 약 5~15kg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미국 FDA와 국내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바 있다.
한약과 비교했을 때 위고비·삭센다는 약리작용이 명확하고, 체계적인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용량과 부작용 범위가 명확히 제시된다. 그러나 이들 약물 역시 오심, 구토, 설사, 변비, 피로감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고가의 비용과 매주 자가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또, 중단 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장기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다이어트 한약과 GLP-1 주사제는 각기 다른 접근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도모하지만, 공통적으로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 즉, 운동과 식습관 개선 없이 약물이나 한약만으로 장기적 체중 감량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중요한 것은 약물 복용 여부와 무관하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거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다이어트 한약은 개인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춰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서양의학의 주사제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약물 치료든 한방 치료든 ‘내 몸에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도한 기대보다는 꾸준한 습관과 균형 있는 접근이 건강한 체중 감량의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