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0마리… 대낮 하늘 점령한 46년 전 한반도서 멸종됐던 천연기념물

2025-05-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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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전 멸종 후 2008년 복원 성공… 우포늪 야생 방사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가 경남 창녕 우포늪 하늘을 다시 날았다.

따오기가 2019년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 방사돼 하늘을 날고 있다. / 뉴스1
따오기가 2019년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 방사돼 하늘을 날고 있다. / 뉴스1

창녕군은 지난 7일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제10회 우포따오기 야생 방사 행사’를 열고 따오기를 자연에 방사했다.

이날 풀어놓은 따오기는 총 50마리다. 이 중 절반인 25마리는 등 부분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방사 이후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군은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따오기의 서식지 적응 상황을 분석하고 이후 방사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방사는 주민이 직접 참여한 공개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사전에 참가 신청을 한 창녕 주민 50여 명이 현장을 찾아 방사 장면을 지켜봤다. 따오기가 하늘로 날아오르자 감탄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따오기 사진 / '새덕후 Korean Birder' 유튜브
따오기 사진 / '새덕후 Korean Birder' 유튜브

방사에 앞서 진행된 식전 행사도 눈길을 끌었다. 유어초등학교 전교생이 함께한 따오기 동요 합창으로 문을 열었고, 통기타 공연과 따오기 춤 등이 무대에 올랐다. 따오기를 소재로 한 ‘따오기 쉼터 먹이주기’ 체험도 운영돼 참가자들은 직접 먹이를 주기도 했다.

■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

우포따오기는 하얀 깃털과 붉은 부리를 지닌 대형 조류다. 몸길이는 약 75cm, 날개 길이는 약 140cm에 달한다. 습지나 논, 강가에서 개구리, 곤충, 작은 물고기, 지렁이 등을 먹으며 살아간다.

따오기의 울음소리는 ‘따옥 따옥’ 하며 들을수록 처량한 느낌을 준다. 지역에 따라선 이 소리가 까마귀 울음소리처럼 시끄럽다고도 해 예로부터 따오기의 울음에 대재앙이 따른다는 전설도 존재했다고 한다.

따오기는 먹이를 사냥할 때 시각에 의존하기보다는 부리의 감각을 활용한다. 진흙이나 수초를 부리로 휘저으며 그 속에 숨어 있는 벌레나 물고기를 찾아 먹는 방식이다. 이런 사냥 습성은 키위나 같은 저어새과에 속한 저어새와 닮아 있지만 왜가리나 백로처럼 눈으로 먹이를 보고 바로 낚아채는 새들에 비해서는 사냥 효율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따오기가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 상태가 잘 보존된 논, 습지, 늪지 같은 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질이나 토양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생태계가 건강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종으로 여겨진다. 이런 생태적 특성 때문에 따오기가 자연에 다시 자리 잡는다는 것은 곧 환경이 정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한반도에서는 1979년 경북 청송에서 마지막 따오기가 목격된 이후 야생에서 자취를 감췄다. 습지 파괴와 농약 사용 증가, 밀렵 등이 주요 원인이 됐다. 이후 멸종 30년 만인 2008년 중국으로부터 기증받은 개체를 통해 창녕에서 복원 사업이 시작되며 다시 존재를 드러냈다.

따오기 복원을 위해 같은 해 복원센터가 설립되고 번식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꾸준히 방사가 이어졌고 이번 행사까지 총 390마리 이상이 자연으로 돌아갔다.

우포늪에서 서식하고 있는 따오기 / '새덕후 Korean Birder' 유튜브
우포늪에서 서식하고 있는 따오기 / '새덕후 Korean Birder' 유튜브

방사된 따오기 대부분은 창녕 우포늪 주변에 조성된 친환경 논과 습지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일부는 인근 지역을 벗어나 전국 각지에서 목격되기도 한다.

창녕군은 생태 환경을 복원하는 사업의 중심으로 따오기 방사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열리는 방사 행사에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생태 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한편 따오기가 방사된 우포늪은 경남 창녕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 내륙 습지다. 전체 면적은 약 2.3㎢에 달하며 크고 작은 늪 네 곳이 연결돼 하나의 습지 생태계를 이룬다. 140여 종의 조류와 700여 종 이상의 식물, 다양한 양서·파충류와 곤충이 서식하고 있어 생물 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다.

우포늪은 1400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도 원형에 가까운 생태가 보존되고 있다. 농업용수 확보 등 인간 활동과 접점이 있었지만 무분별한 개발을 피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해왔다.

물억새, 줄, 부들 같은 수생식물이 넓게 퍼져 있고 흑두루미, 큰기러기, 수달 등도 자주 관찰된다.

람사르습지로 등록돼 국제적으로도 중요성이 인정받고 있다. 겨울철에는 철새 도래지로 기능하며, 여름철에는 수생생물이 활발하게 번식해 사계절 내내 생명력이 넘친다.

따오기 / '새덕후 Korean Birder' 유튜브
따오기 / '새덕후 Korean Birder' 유튜브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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