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은 거 참고, 땀 흘려 운동해도 살 안 빠진다면? 원인은 '잠'
2025-05-0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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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비밀: 체중 조절의 숨겨진 열쇠
불규칙한 잠, 살 찌우는 습관
아무리 운동을 하고 식단 관리를 해도 잠을 제대로 안 자면 살은 안 빠진다.
살을 빼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이 노력만으로 체중이 쉽게 줄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의외의 원인이 하나 있다. 바로 '잠'이다. 단순히 수면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수면이 불규칙할 때 오히려 살이 더 찔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수면의 규칙성이 체중과 연결되는 걸까?
첫 번째 이유는 호르몬의 혼란이다. 사람의 몸에는 식욕을 조절하는 두 가지 중요한 호르몬이 있다. 하나는 ‘렙틴’, 하나는 ‘그렐린’이다. 렙틴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반대로 그렐린은 배고픔을 느끼게 한다. 수면 시간이 짧거나 수면 패턴이 불규칙하면 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포만감을 주는 렙틴은 줄고, 배고픔을 유발하는 그렐린은 늘어난다. 결국 필요 이상으로 먹게 되고, 체중이 늘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인슐린 저항성 증가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수면이 불규칙하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진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몸은 지방을 더 쉽게 저장한다. 결국 똑같은 양을 먹더라도 살이 더 찌는 몸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증가다. 잠을 제대로 자지 않으면 몸은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로 인식한다. 이때 분비되는 것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다. 코르티솔은 복부에 지방을 축적시키는 성질이 있다. 특히 불규칙한 생활 패턴은 코르티솔 분비를 더 늘린다. 낮에 피곤함을 커피나 단 음식으로 견디는 습관도 문제다. 이렇게 섭취한 당분은 지방으로 쌓이기 쉽다.
네 번째는 생체 리듬의 혼란이다. 우리 몸은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쉬는 리듬을 가진다. 이를 ‘서카디안 리듬’이라 부른다. 이 리듬이 깨지면 신진대사 속도도 느려진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칼로리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다. 야근, 밤샘 공부,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도 이 리듬을 망가뜨린다. 결국 체중 조절에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다섯 번째는 운동 효과 감소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불규칙하면 몸이 쉽게 지친다. 운동할 때 집중력도 떨어지고, 근육 회복도 늦어진다. 운동의 효율이 떨어지면 체지방은 잘 줄지 않고 피로만 쌓인다. 특히 근육량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함께 감소한다. 이 말은, 평소보다 적게 먹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7시간 정도 자는 것이 좋지만, 중요한 것은 ‘규칙성’이다. 주말에 몰아서 자는 습관도 오히려 몸에 혼란을 준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자. 가능하면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이 시간대에 몸은 호르몬을 가장 안정적으로 분비한다.
또한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조명을 어둡게 하며,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카페인은 오후 2시 이후 피하는 것이 좋다. 수면을 방해하는 술도 피하자. 술은 잠을 들게는 하지만, 깊은 잠을 방해한다.
요약하면, 불규칙한 수면은 단순히 피곤함을 넘어서 체중 증가와 직접 연결된다.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운동과 식단만큼이나 잠을 규칙적으로 자는 습관도 꼭 필요하다. 건강한 수면이야말로, 건강한 몸을 만드는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