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소나무인 줄 알았는데…한국인 절반이 이름 잘못 알고 있다는 '식물'
2025-05-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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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유지하는 상록수들
사계절 내내 푸르른 모습을 유지하는 나무는 많지 않다. 그중에서도 특히 흔하게 볼 수 있는 상록 침엽수는 단연 소나무와 전나무다. 두 나무 모두 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며 뚜렷한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변함없는 색을 간직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늘 푸른 나무'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푸른 침엽수라면 모두 '소나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소나무를 보면 소나무로 정확히 알지만, 전나무를 접했을 때 전나무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소나무로 알고 넘어갈 때가 더러 있다. 실제로 거리, 산, 공원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침엽수를 무심코 소나무로 인식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사실 전나무다. 한국인 대다수가 소나무와 전나무를 구분하지 못하고, 두 나무를 같은 식물로 잘못 알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혼동이 발생하는 이유는 두 나무가 외형적으로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모두 바늘잎을 가지고 있고, 잎이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는 상록 침엽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더군다나 '침엽수=소나무'라는 고정관념이 일반화돼 있어 전나무를 마주하더라도 이를 따로 식별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식물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으면, 잎의 개수나 열매의 모양 같은 미세한 차이를 관찰하기 어려운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소나무와 전나무는 명백히 다른 나무다. 몇 가지 특징만 알면 누구나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소나무는 길고 바늘처럼 생긴 잎이 2개씩 한 쌍으로 묶여 자란다. 반면 전나무는 짧고 납작한 잎이 줄기 주변을 감싸며 1개씩 독립적으로 달린다. 잎의 길이도 차이가 있어, 소나무 잎은 약 8~10cm 정도로 긴 편이고 전나무 잎은 대체로 4cm 내외로 짧다.
열매, 즉 방울의 형태도 다르다. 소나무의 솔방울은 적갈색 긴 타원형이며, 땅에 떨어져도 형태가 온전하다. 그러나 전나무의 방울은 원통형에 가깝고 황갈색을 띠며, 땅에 떨어질 때는 대부분 부서져 형태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소나무는 송진이 많고 건조한 환경에도 잘 견디는 강인한 나무로, 전통적으로 '생명력'을 상징하는 반면, 전나무는 공해에 약하고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로 널리 사용되는 등 문화적 상징성도 다르다.


이렇듯 두 나무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혀 다른 식물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러한 차이점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소나무와 전나무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인 대다수가 전나무를 소나무로 착각하고 살아온 셈이다.
결국 이 같은 오해는 우리 주변의 자연을 무심히 바라보는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매년 같은 나무, 같은 색을 보며 단순한 인식으로 이름을 붙여왔고, 그 결과 식물에 대한 오정보가 굳어졌다. 앞으로는 나무 한 그루를 보더라도 조금 더 눈여겨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푸른 잎 뒤에 숨겨진 이름 하나쯤은 이제 정확히 기억해둘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