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괴물쥐처럼 생겼다” 전국 곳곳에 불쑥 나타나는 위험 동물
2025-05-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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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외래종
뉴트리아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설치류로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외래종이다. 코이푸라고도 불리며, 가시쥐과에 속하는 초식성 반수생 동물이다.
뉴트리아의 몸길이는 약 43~63cm, 꼬리 길이는 22~42cm이며 성체의 체중은 5~9kg 정도다. 뒷발에 물갈퀴가 있어 수영과 잠수에 능숙하고 단단한 이빨로 식물을 갉아먹는다. 털은 다갈색 또는 흑갈색, 흰색이며 촘촘한 속털은 모피로 사용된다. 일부 사람들은 뉴트리아의 커다란 몸집을 보고 "거대 괴물쥐처럼 생겼다"라며 기겁하기도 한다.
뉴트리아는 습지, 강, 호수 주변에서 서식한다. 수생식물을 주식으로 삼는다. 한 집단은 수컷 한 마리와 암컷 몇 마리, 그리고 새끼들로 구성되며 연간 2~3회 출산이 가능해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 한 배에 4~5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빠른 성장 속도로 개체 수가 빠르게 증가한다.

남미가 주서식지인 뉴트리아는 1980년대 한국에 모피와 식용 목적으로 아르헨티나에서 100마리가 처음 수입됐다. 그러나 추운 기후에 적응하지 못해 전량 폐사했고 이후 불가리아에서 다시 수입됐다. 당시 모피 생산, 식용, 장식용 이빨 활용 등이 장점으로 홍보됐으나 수요 부족과 사육 관리 부실로 많은 농가가 사육을 포기했다.
국내에서 방치된 뉴트리아는 야생으로 유출돼 낙동강, 한강 수계, 제주도 등지에서 정착하며 생태계를 교란하기 시작했다. 특히 창녕 우포늪과 같은 람사르 습지에서 피해가 심각하다. 2009년 환경부는 뉴트리아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했으며 현재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세계 100대 침입외래종에도 포함된다.
뉴트리아가 생태계를 교란하는 주요 이유는 강한 식성과 빠른 번식력 때문이다. 하루에 체중의 25%에 달하는 식물을 먹으며 특히 겨울철 먹이 부족 시 수생식물을 마구 갉아먹는다. 이는 습지의 자정 능력을 약화시키고 토양 침식을 유발해 습지 생태계를 파괴한다.
예를 들어 우포늪에서는 가시연꽃과 같은 희귀 식물이 뉴트리아의 먹이로 피해를 입었다. 또 농작물(감자, 당근, 옥수수 등)을 먹어 농가에 경제적 손실을 끼치고 굴을 파는 습성으로 제방과 둑이 붕괴되는 사례도 보고된다. 뉴트리아는 살모넬라균, 간 모세선충 등 병원체를 옮기는 매개체로 사람과 가축에 질병을 전파할 위험도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뉴트리아의 천적이 거의 없어 개체 수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호랑이, 표범, 늑대 같은 대형 포식자가 없어졌고 삵(멸종 위기 보호종)이 주요 천적으로 작용하지만 뉴트리아의 번식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2009년부터 뉴트리아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해 포획, 수계 차단,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낙동강 유역에서는 포상금 제도를 통해 뉴트리아 포획을 장려해 개체 수가 감소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뉴트리아와 관련해 법적 규제도 강화됐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뉴트리아의 수입, 사육, 유통, 방사는 엄격히 금지되며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학술 연구나 전시 목적 등 제한된 경우에만 환경부 허가를 받아 사육이 가능하다. 일반 시민은 뉴트리아 발견 시 직접 제거하지 말고 지방 환경청에 신고해 위치와 관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