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누명으로 평생 울분 품고 살다 간 이상용이 생전 50년 넘게 한 선행
2025-05-1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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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심정지로 세상 떠난 국민MC 이상용 미담 확산 중
지난 9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방송인 이상용이 생전 50년 넘게 매달 300만 원씩 인출해 1000원짜리 신권을 사람들과 나눈 일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날 이상용 측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향년 81세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 인근 병원에 방문했다가 귀가하던 길 쓰러져 급히 병원에 다시 옮겨졌으나 다시 일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인은 심정지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홍콩에 거주하는 아들이 귀국하는 10일 오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는 그의 생전 활약상과 함께 미담 또한 재조명받고 있다. 2022년 7월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그가 은행을 찾아 신권을 가득 뽑은 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당시 고인은 "신권은 복돈이다. 2~3장씩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는 거다. 어렵게 컸기 때문에 눈에 띄는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루에 100장, 한 달에 300만 원을 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기부한 지 어느덧 50년이 지났다고 했다.
당시 방송에서 이상용에게 1000원 신권을 받은 식당 직원은 "지나가는 사람들 있으면 양말 파시는 분이나 어려운 사람들 다 도와주신다. (모두에게) 용돈을 주신다. 주머니에 이만큼 가지고 다니시지 않느냐, 새 돈으로. 그래서 항상 나눠주신다"라고 말했다.
이상용은 "수레 끄는 아저씨 보면 무조건 부른다. 20장 준다. 식당에는 다섯 장, 아기는 두 장, 항상, 하루에 백 장을 준다. 한 달에 300만 원이 나간다. 돈이 아니고 복돈, 복이다. 주는 돈이 수레 끄는 아저씨 (폐지를) 산 만큼 싣고 가서 kg당 받는 게 4000원이다. 그래서 저 사람은 스무 장을 준다. 그럼 4000원의 다섯 배 아니냐. 그럼 5일 치를 선불 받는 거다. 저 사람이 5일 치의 행복을 기분 좋게 받았으면 좋겠다. 덜 피곤하지 않겠나 해서 (돈을) 주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런 선행은 지난해 8월 방송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도 전해졌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이상용은 "그동안 한 일 중에서 자랑스러운 일이 하나 있다"라며 1000원 지폐가 가득 든 돈지갑을 꺼내 보였다. 그는 "매일 아침에 나가서 리어카 끄는 아저씨한테 천 원 10장, 전봇대 수리공 10장, 식당 주방 이모 5장 주고 (식당) 주인은 안 준다"라며 "이걸 지금 55년째 하고 있다. 한 달에 300만 원 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긴 시간 선행을 계속해 온 이유로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이상용은 1973년 MBC-TV '유쾌한 청백전'으로 데뷔했다. 고인은 생전 '뽀빠이'로 불리며 70년대에는 어린이들의 친구로, 90년대에는 '우정의 무대'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군인들의 큰 형님으로, 2000년대에는 노인들의 동반자로 활약하며 국민 MC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특유의 재치와 순발력으로 무대에서 기상천외한 음담패설 유머를 선보여 좌중을 압도하는 익살꾼의 면모를 발휘하기도 했다. 이 부문에서는 예능 후배들조차 인정하는 '원조' '레전드'였다.
그는 심장병에 걸린 어린이 500명의 수술비를 후원했으며 국민훈장 동백장과 체육훈장 기린장,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 공금횡령 누명, 일명 심장병 어린이 수술기금 사건으로 고초를 겪으며 방송계에서 반강제로 은퇴했다. 이후 종적을 감춘 그는 미국에서 관광버스 가이드로 근근이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1년 만인 이듬해 2월 무혐의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