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기극”… 국힘, 한밤중 대선 후보 교체에 '당내'에서도 반발 확산 중

2025-05-10 16:32

add remove print link

국민의 힘 대선 후보 교체에 당내 반발 확산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까지 24일을 앞둔 10일 오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당의 새로운 대선 후보로 선출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으로부터 대통령선거 후보 자격이 취소된 김문수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으로부터 대통령선거 후보 자격이 취소된 김문수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의힘 친윤계가 새벽 3시에 친윤 후보 한 명을 밀어 단독 입후보를 날치기로 강행했다”며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밤중에 계엄처럼 자폭하더니, 다시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했다”며 “이제 한국 보수는 소멸하고 이준석만 남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홍 전 시장의 ‘한X’, ‘두X’ 발언이 각각 윤 전 대통령과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지도부의 결정을 “기습 쿠데타”에 비유하며 “당원과 국민이 잠든 사이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철회하고, 사실상 새 후보를 추대한 막장극”이라고 규정했다. 나경원 의원도 “비정상적으로 교체된 후보는 등록돼서는 안 된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조경태 의원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후보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고, 박정하 의원은 “이런 과정을 거친 후보의 선거를 지휘할 수 없다”며 강원도당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배현진 의원은 “심야 빈집 털이”라고 표현했고, 한지아 의원은 “정당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지도부는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를 지원했던 장동혁 의원도 “강제적인 후보 교체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도 격한 논의가 오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 결의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나경원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100% 여론조사 방식은 이미 사용된 전례가 있다”며 반박했다.

일부 의원들은 두 후보 간 자율적 단일화를 위한 지도부의 재협상을 촉구했고, 다른 의원들은 직접 후보들을 설득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이 옹호 여론을 담은 글을 공유하자 정성국, 배현진 의원 등은 즉각 반발하며 해당 행위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단식에 나섰던 김무성 전 대표도 “절차에 동의할 수 없다”며 비민주적인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의 일방적 후보 교체로 촉발된 당내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