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인 줄 알았다...대낮 공장에 나타난 1m '희귀 동물' 정체
2025-05-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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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연환경에서는 발견될 수 없는 외래 파충류
경북 영주의 한 공장에서 생김새가 악어를 빼닮은 1m 길이의 이색 동물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정체는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사바나왕도마뱀'이었다.

영주시와 영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7월 28일 오후 3시 30분께 영주시 휴천동의 한 사료공장에서 "정체불명의 큰 도마뱀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대와 공장 관계자는 현장에서 길이 약 1m 크기의 대형 도마뱀을 포획했다.
현장에 나타난 이 도마뱀은 ‘사바나왕도마뱀(Savannah monitor)’으로 확인됐다. 주로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대와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종으로, 한국의 자연환경에서는 발견될 수 없는 외래 파충류다. 몸통은 두껍고 거친 비늘로 덮여 있으며, 생김새는 악어를 연상케 해 시민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도마뱀은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서 2급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생물이다. 국내에서는 정식 수입 외에 일반적인 유통이나 사육이 엄격히 제한돼 있으며, 발견 시 당국에 인계된다.

이번에 발견된 도마뱀이 어떻게 도심 공장 내부까지 들어오게 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동물원에서 탈출했거나, 개인이 사육 후 유기했을 가능성, 혹은 수입 물류 경로를 통해 유입됐다는 관측 등이 제기된다.
당시 현장에서는 도마뱀 발견에 앞서 "악어 같은 생물을 봤다"는 시민 제보도 이어졌던 상황. 실제로 사바나왕도마뱀과 12km 떨어진 내성천 무섬교 인근에서 유사한 제보가 있었고, 일각에선 해당 사례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영주시는 “공장 옆 원당천이 내성천과 연결돼 있어 물길을 따라 이동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달 24일에도 영주시에서는 또 다른 열대 파충류인 '그물무늬비단뱀'이 발견됐다. 이 뱀은 적서동의 한 공장에 반입된 수출입용 컨테이너 내부에서 발견됐으며, 길이 1.5m, 무게 약 400g의 새끼 개체로 추정됐다. 해당 비단뱀 역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안동의 한 테마파크로 인계됐다.
포획된 사바나왕도마뱀은 대구지방환경청을 거쳐 현재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CITES 보호시설에 이송돼 관리 중이다. 이 시설은 2021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CITES 전용 보호시설로, 일반 시민이 직접 관람할 수 없는 비공개 지역에 해당한다.
사바나왕도마뱀은 유럽에서는 보스크왕도마뱀(Bosc’s monitor)으로도 알려져 있다. 꼬리 포함 최대 130cm까지 성장할 수 있으며, 수명은 야생에서 8~10년, 적절한 관리 환경에서는 15~20년까지 생존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