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손이 붓고 뻣뻣하세요? 당장 정형외과부터 가보세요"
2025-05-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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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도 조심해야 하는 침묵의 관절 질환
관절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의 비밀
‘관절염’ 하면 흔히 노년층의 질환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30~50대에 처음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류마티스 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3배 이상 많이 발생하며,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도 발병 가능성이 있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방치하면 관절 변형과 일상생활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자신의 면역세포가 관절을 공격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관절 내 활막이라는 얇은 조직에 염증이 생기며, 이 염증이 주변 연골과 뼈, 인대 등을 서서히 파괴하게 된다. 주로 손가락, 손목, 발가락 관절처럼 작은 관절에서 시작되며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초기에는 손이 뻣뻣하거나 관절이 붓고 아픈 증상으로 시작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 관절이 굳은 듯한 ‘조조강직’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조기 진단이 늦어질 경우 염증이 계속 누적되면서 관절의 구조 자체가 망가지고, 심한 경우 손가락이 휘거나 관절이 비틀리는 등 변형이 생기기도 한다.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 중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있는 경우 위험이 높아지며, 바이러스 감염이나 여성 호르몬의 변화, 흡연, 스트레스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흡연은 병의 발생뿐 아니라 악화 속도도 빠르게 만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염증을 조절하고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항류마티스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그리고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된다. 항류마티스제는 병의 원인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며,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면역물질을 차단해 보다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약도 꾸준히 복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지며, 자가 판단으로 약을 중단하거나 변경하면 병세가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와의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약물 효과와 부작용을 평가하며 치료 계획을 조율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보다는 ‘관리’의 개념이 더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함께 일상생활 관리가 병행되어야 하며, 특히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평소 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시간 반복적인 손 사용을 피하고,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관절을 비틀지 않는 등의 조치가 도움이 된다.

운동도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단, 무리한 운동보다는 관절에 부담이 적은 스트레칭이나 수영, 가벼운 걷기 운동 등이 적합하다.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통증을 줄이고 움직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습관 역시 중요하다. 항염증 식단을 유지하면 관절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 항산화 물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 통곡물 등을 섭취하고, 가공식품이나 설탕, 포화지방은 줄이는 것이 좋다. 체중 관리도 필수다. 체중이 늘수록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단순히 ‘관절이 아픈 병’이 아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전신 피로감, 열,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며 심혈관 질환, 폐섬유화증 같은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또한 일상생활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형외과나 류마티스내과에서 간단한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초음파 검사 등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평소 손가락이 자주 붓고 아프거나 아침마다 손이 뻣뻣한 느낌이 든다면 한 번쯤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평생 안고 가야 할 질병일 수 있지만, 초기 대응과 꾸준한 관리로 얼마든지 통증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