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포함 200만원에... 한국인들 사이서 '한 달 살기 성지' 떠오른 여행지
2025-05-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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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곳

태국 북부의 고요한 도시 치앙마이는 느린 시간 속에서 숨을 고르는 매력적인 곳이다. 과거 란나 왕국의 수도였던 이곳은 황금빛 사원, 푸른 산맥, 활기찬 시장으로 가득하다. 최근 치앙마이가 ‘한 달 살기’의 성지로 떠오르며 한국인들을 비롯한 전 세계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렴한 물가, 따뜻한 사람들,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가 그 이유다. 비용부터 준비물까지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봤다.
치앙마이는 해발 300m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인구 130만의 도시다. 선선한 날씨와 느긋한 분위기는 이곳을 평온한 삶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방콕에서 비행기로 1시간, 버스로 10시간 거리에 있다. 한국에서는 직항으로 6시간이면 닿는다. 무비자 90일 체류가 가능해 장기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이 도시의 매력은 단순히 저렴한 물가에 그치지 않는다. 치앙마이에 다녀온 이들은 고대 사원과 현대적인 카페, 매일 열리는 야시장이 조화를 이루며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살고 싶은 곳’으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계획한다면 숙소, 예산, 체험, 일상생활 물품을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먼저 숙소는 치앙마이의 매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치앙마이의 주요 지역은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랑한다. 님만해민은 치앙마이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트렌디한 지역이다. 감성 카페, 펍, 레스토랑이 골목마다 가득하며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한식당과 짐 보관소 등 장기 여행에 유용한 시설도 많다. 다만 올드시티에 비해 물가가 약간 높다. 이곳에선 월세 40만~60만 원으로 수영장과 헬스장이 딸린 콘도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올드타운은 치앙마이의 심장부다. 사각형 해자로 둘러싸인 역사적 중심지다. 왓 체디루앙 같은 고대 사원과 선데이 마켓이 도보 거리에 있다.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그랩으로 님만해민까지 100바트(약 4000원) 이내에 이동 가능하다. 30만~50만 원대에 아늑한 게스트하우스나 모던한 아파트를 구할 수 있다.
저렴한 숙소를 원한다면 싼띠탐과 창푸악을 추천한다. 도로와 건물이 다소 노후됐지만, 월세 20만~30만 원대에 기본 편의시설을 갖춘 숙소를 찾을 수 있다. 로컬 식당과 시장이 가까워 현지 생활을 체험하기 좋다. 숙소 예약은 에어비앤비나 아고다를 통해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기 계약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호스트와 협의하자.
비용은 치앙마이 한 달 살기의 핵심 고려사항이다. 치앙마이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생활비다. 1인 기준 월 비용을 추정해보자. 숙소는 지역과 편의시설에 따라 20만~60만 원이다. 식비는 20만~30만 원. 로컬 식당에서 팟타이나 카오쏘이 같은 음식의 가격은 한 끼에 1000~3000원이다. 고급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는 약 2만 원, 생과일 주스는 1500~2000원, 커피는 2000~4000원 선이다.
교통비는 5만~10만 원이다. 그랩 시내 이동은 100~200바트(4000~8000원), 툭툭은 50~150바트(2000~6000원)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렌털 비용은 월 5만~10만 원이다. 여가 및 투어 비용은 10만~20만 원, 코끼리 돌보기 체험은 1회 2000~3000바트(8~12만 원), 쿠킹 클래스는 1000~1500바트(4만~6만 원), 요가 클래스는 300~500바트(1만 2000~2만 원)다. 인터넷과 유틸리티 비용은 5만~10만 원이다. 와이파이는 숙소나 카페에서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전기와 수도는 숙소 계약에 따라 포함 여부가 다르다. 총 예상 비용은 항공권을 제외하고 60만~130만 원이다. 절약형 여행자는 60만~80만 원,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100만~130만 원을 준비하면 된다. 항공권은 왕복 50만~100만 원이다. 성수기(11~2월)를 피하면 저렴하다.
준비물은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것들을 챙겨야 한다. 여권은 유효기간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인은 무비자 90일 체류가 가능하다. 태국 바트로 소액 현금을 준비하고 비자/마스터카드를 챙기자. 치앙마이 현지 은행이나 환전소에서 환전하는 게 유리하다.
치앙마이는 연중 따뜻하지만 11~2월 아침저녁은 선선하다. 얇은 긴팔, 반팔, 반바지, 편한 신발을 준비하자. 사원 방문 시 어깨와 무릎을 덮는 복장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충전기, 보조배터리는 필수다. 치앙마이 카페와 숙소는 대부분 빠른 와이파이를 제공한다. 소화제, 진통제, 밴드 같은 상비약을 챙기고, 치앙마이 약국에서 추가 약품을 구할 수 있다.
모기 기피제를 준비하면 야시장이나 숲 방문 때 유용하다. 선크림과 재사용 가능한 물병도 챙기자. 현지 세탁소는 1kg당 40~60바트로 저렴하니 옷은 최소한으로 가져가도 된다. 마트와 시장에서 생필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는 단순히 숙소에 머무는 것 이상의 체험을 제공한다. 이 도시의 문화를 몸으로 느끼는 체험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 코끼리 돌보기 체험은 치앙마이의 대표 활동이다. 코끼리 보호 센터에서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연 속에서 교감할 수 있다. 1회 비용은 2000~3000바트.
쿠킹 클래스는 태국 음식을 배우는 인기 체험이다. 현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전 세계 여행자들과 함께 요리하며 즐거움을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비용은 1000~1500바트.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치앙마이의 시장은 이 도시의 생생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와로롯, 므엉마이 같은 재래시장부터 선데이 마켓, 찡짜이 마켓, 나나정글까지 매일 다양한 야시장이 열린다. 중고품을 사랑한다면 농허 시장을 추천한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눈인사, 이름을 기억해주는 카페 사장은 치앙마이의 따뜻한 매력을 더한다.
치앙마이의 아침은 닭 울음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자전거를 타고 사원에 가면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동자승을 만날 수 있다. 낮에는 요가 센터에서 몸을 풀고, 밤에는 로컬 식당에서 북부 전통 국수 카오쏘이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녀온 이들의 후기들을 종합하면 치앙마이는 여행보다 삶에 어울리는 도시다. 조용하고 따스하며 느리다. 태국을 ‘느슨한 사회’로 부르듯 치앙마이는 편안한 분위기로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또한 치앙마이의 진짜 매력은 사람들에게 있다. 길을 잃었을 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아이, 단골이 아님에도 이름을 불러주는 상인의 친절이 깊은 신뢰를 남긴다고 다녀온 이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