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손댔다가 기겁…한국 물웅덩이에 꿈틀거리는 '이 동물' 정체

2025-05-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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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생태계의 분해자로서 중요한 역할

꿈틀거리는 실지렁이들 모습 / 유튜브 '알파피쉬'
꿈틀거리는 실지렁이들 모습 / 유튜브 '알파피쉬'

우리나라 물웅덩이에서 꿈틀거리는 물체를 호기심에서 만졌다가 화들짝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람들을 순간 기겁하게 만드는 동물은 바로 '실지렁이'다.

실지렁이는 한국의 다양한 민물 환경, 특히 물웅덩이, 논, 도랑, 연못 등에서 발견되는 작은 수생 환형동물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실지렁이는 지렁이와 유사한 외형을 가지지만 크기가 작고 수중 생활에 적합한 특성을 지닌다.

실지렁이는 몸길이가 1~10cm 정도로 종에 따라 크기가 다양하다. 몸은 가늘고 원통형이며 체절로 나뉘어 있어 각 체절에는 이동과 고정에 도움을 주는 강모가 있다.

실지렁이는 붉은색 또는 갈색을 띤다. 높은 헤모글로빈 함량으로 인해 붉은 색상이 두드러지며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실지렁이는 양성생식과 무성생식을 모두 할 수 있다. 무성생식은 체절을 분리해 새로운 개체를 형성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양성생식 시에는 고치를 만들어 알을 보호한다. 이 고치는 진흙 속에 묻혀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는다.

대구 달성군 사문진교 아래 낙동강 둔치에서 채집한 실지렁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대구 달성군 사문진교 아래 낙동강 둔치에서 채집한 실지렁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실지렁이는 민물 생태계의 분해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퇴적물 속 유기물, 미생물, 부식질 등을 주식으로 삼아 이를 분해하며 생태계의 물질 순환을 촉진한다. 퇴적물을 뒤섞는 행동은 산소를 바닥층에 공급하고 유기물의 과도한 축적을 방지해 수질을 간접적으로 정화한다. 이는 물웅덩이의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또 미꾸라지, 붕어, 개구리, 수생 곤충 등 다양한 포식자의 먹이로 먹이사슬의 기초를 형성한다.

한국의 실지렁이는 논, 도랑, 연못, 저수지 등 유기물이 풍부한 민물 환경에서 서식한다. 이들은 진흙이 많고 부드러운 바닥을 선호하며 수온 10~25℃, pH 6~8의 약산성에서 중성 환경에서 잘 번성한다. 실지렁이는 산소 농도가 낮고 유기물이 과다한 오염된 물에서도 생존할 수 있어 수질 오염의 지표 생물로 사용된다. 물웅덩이 주변의 갈대, 부들 같은 수생 식물은 실지렁이에게 안정적인 서식지와 먹이원을 제공한다.

실지렁이는 인간 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족관 애호가들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실지렁이를 열대어의 먹이로 사용하며, 낚시꾼들은 생미끼로 활용한다. 그러나 오염된 물웅덩이에서 채집한 실지렁이는 병원균이나 기생충을 옮길 수 있으므로 사용 전 깨끗한 물에서 사육하거나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남 창녕함안보 인근 선착장에서 발견된 실지렁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경남 창녕함안보 인근 선착장에서 발견된 실지렁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학문적으로 실지렁이는 수질 오염 연구에서 지표 생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실지렁이가 대량 번성하면 유기물 오염이 심각함을 나타낸다. 한국의 농업 지역에서는 농약이나 비료 유출로 인한 수질 변화가 실지렁이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실지렁이의 분포와 건강 상태는 환경 모니터링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발견되는 실지렁이는 작지만 민물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유기물 분해, 수질 정화, 먹이사슬 지원 등 다양한 생태적 기능을 수행한다. 또 인간에게는 실용적 용도와 환경 연구의 자료로 기여한다. 그러나 서식지 오염과 생태계 변화는 실지렁이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민물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유튜브, 알파피쉬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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