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답답하고 자꾸 불안하다면… 전문가들이 추천한 '단 하나의 운동'

2025-05-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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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줄이는 운동, 걷기와 요가 최고의 선택
자율신경 안정 및 스트레스 완화에 탁월

“가슴이 답답하고, 이유 없이 막 불안해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최근 병원을 찾는 20~40대 중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특별한 사건이나 질환 없이도 일상 속에서 이유 모를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불안감이 한 번 올라오기 시작하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괜찮아지길 바라며 억지로 일에 몰두하거나 억누르려 해도, 마음 한구석은 계속 요동친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운동’이다. 정확히 말하면 유산소 운동 중에서도 걷기다.

미국심리학회(APA)와 세계보건기구(WHO),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에서도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불안 조절법 1순위가 바로 걷기다. 걷기는 단순한 신체 활동처럼 보이지만, 심장 박동과 호흡을 일정한 리듬으로 유지시켜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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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시작하면 뇌에서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이 두 가지는 우리가 기분 좋을 때 나오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이다. 실제로 걷기 시작 후 10분 정도만 지나도 뇌 속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고, 긴장됐던 근육이 풀리기 시작한다. 하루 30분, 일주일 5회 이상 걷는 것만으로도 불안장애 초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걷기를 할 때는 속도보다 ‘리듬감’과 ‘자연과의 접촉’이 더 중요하다. 도심 속 러닝머신보다 공원이나 하천길, 산책로처럼 자연이 가까운 공간에서 걷는 것이 더 좋다. 발바닥으로 땅을 느끼고, 바람을 맞으며 일정한 리듬으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진정된다. 이를 ‘걷는 명상(walking medit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버드 의대에서 2023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 중 규칙적으로 야외 걷기를 한 그룹이, 약물치료만 받은 그룹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더 낮고 회복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는 무엇보다 안전하고,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불안 완화 운동으로 꼽힌다.

두 번째로 추천되는 운동은 요가다. 특히 심화된 자세나 체력 중심 요가보다는 호흡 중심의 하타요가, 빈야사 요가, 혹은 스트레칭 위주의 슬로우 요가가 불안감 조절에 효과적이다. 요가는 깊은 복식호흡을 반복하면서 뇌의 편도체 활성도를 낮춘다. 편도체는 위협 반응을 감지하는 뇌 부위로, 불안과 공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요가를 꾸준히 하면 이 편도체의 반응성이 줄어들고, 뇌 전체의 감정 조절 기능이 강화된다는 것이 여러 뇌영상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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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요가는 하루에 10분씩만 해도 효과가 있다. 전신 스트레칭과 함께 호흡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풀리고, 명상 효과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유튜브나 앱을 활용하면 전문가 수업을 굳이 듣지 않고도 집에서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요가는 몸의 이완뿐 아니라, 마음의 긴장까지 풀어주는 ‘이중 효과’를 가진 운동이다. 특히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호흡에 집중하는 자세는 깊은 이완 상태를 유도해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일부 병원에서는 불안장애 환자들에게 요가 수련을 병행하도록 권장하기도 한다. 단순한 스트레칭 이상의 치유 작용이 있다는 뜻이다.

불안감을 없애려면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훨씬 빠른 해답이 된다. 불안은 뇌의 자극이 불균형할 때 생기는 일종의 반응이다. 운동은 이 불균형을 자연스럽게 정돈해주는 가장 쉬운 치료제다. 약 없이도 가능한 심리 처방, 오늘 하루 30분부터 시작해보자. 걷고, 숨쉬고, 땀 흘리면 마음도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home 노정영 기자 njy222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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