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먹으면 탈나기 일쑤, 평생 염증 달고 살아야 하는 병
2025-05-1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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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숨겨진 건강 위험, 크론병의 습격
일상을 무너뜨리는 만성 염증, 크론병의 비밀
최근 들어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의 청년층을 중심으로 크론병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는 크론병은 소화기관 어디에서든 만성 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병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크론병은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의 하나로,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회장(소장의 끝부분)과 대장 부위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증상은 다양하지만 주로 복통, 설사, 체중 감소, 피로감이 대표적이며, 때로는 항문 주위의 농양이나 누공(비정상적인 통로)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장 폐색이나 천공, 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면역체계의 이상 반응,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고지방·고단백 중심의 서구화된 식습관, 항생제 사용 증가, 흡연, 스트레스 등이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족 중 크론병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최대 1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어, 유전적 취약성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진단은 혈액검사, 대변검사, 내시경 검사, 영상촬영(MRI, CT) 등을 통해 이뤄진다. 다만, 궤양성 대장염 등 유사한 염증성 질환과의 감별이 쉽지 않아 진단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일단 크론병으로 진단되면, 치료 목표는 염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며 재발을 방지하는 데 있다.
치료에는 약물 요법이 기본이다.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항-TNF 항체 등)가 사용되며, 최근에는 부작용을 줄인 신약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문제는 크론병이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평생에 걸친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수적이다.
생활습관의 개선도 중요한 치료 요소다. 자극적인 음식, 알코올, 카페인, 흡연 등을 피하고, 저지방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크론병이 희귀질환으로 등록되어 있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국가 차원의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아 환자들이 증상을 숨기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청년층 환자의 경우, 학업이나 직장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변의 이해와 배려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복통이나 설사가 반복되면서 체중 감소, 빈혈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위장병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맞춤형 치료 계획이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열쇠라고 말한다.
크론병은 불치병이지만, 불편함 속에서도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빠른 진단, 적절한 치료,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의 꾸준한 관리가 함께할 때, 우리는 이 복잡한 질환 속에서도 건강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