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사람 팔' 보이면 조심하세요… 구조 신호 흉내 내는 무서운 '동물'
2025-05-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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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를 사용하고, 행동을 흉내 낼 정도로 지능이 높은 포식자 '동물'
물가에서 사람의 팔처럼 보이는 움직임으로, 구조 신호를 흉내 내는 무서운 동물이 있다. 먹이를 순식간에 낚아채는 이 동물은 수백만 년 동안 지구에서 살아남았다. 바로 ‘악어’다.

악어는 파충류로, 악어목에 속하는 동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3종이 존재하며, 주로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강, 호수, 늪지, 하구에서 산다. 대표적인 서식지는 아프리카,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이다. 나일악어는 아프리카의 나일강 유역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아메리카악어는 플로리다와 중남미 습지대에 분포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바다악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악어 종으로, 해안 근처와 강 하구를 오가며 생활한다. 이들은 물속에서 조용히 먹이를 기다리거나, 육지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악어는 오래 역사를 자랑하는 동물이다. 약 2억 년 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부터 악어의 조상이 등장했다. 당시 공룡과 함께 지구를 누비던 이들은 멸종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지만, 놀랍게도 살아남았다. 오늘날의 악어는 그 조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진화의 산증인이라 불린다. 화석 기록에 따르면, 초기 악어류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형태였다. 일부는 육지에서 빠르게 달렸고, 다른 일부는 바다에서 살았다. 하지만 현대 악어는 대부분 물과 육지를 오가는 반수생 생활을 한다.
악어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진짜 악어(Alligatoridae)로, 아메리카악어와 중국악어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크로커다일(Crocodylidae)이다. 나일악어, 바다악어, 쿠바악어 등이 포함된다. 세 번째는 가비알(Gavialidae)로, 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에 산다. 이들의 차이는 주둥이 모양과 이빨 배열로 구분된다. 악어는 주둥이가 넓고 U자형인 반면, 크로커다일은 V자형으로 더 뾰족하다. 가비알은 매우 가늘고 긴 주둥이를 가져 물고기를 잡기 최적화됐다.

악어는 종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작은 종은 약 1.5m에 불과하지만, 바다악어처럼 덩치가 큰 종은 6m를 넘기기도 한다. 몸무게는 최대 1000kg에 달한다. 악어의 피부는 단단한 비늘로 덮여 있어 외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는다. 이 비늘은 물속에서 저항을 줄여 움직임을 돕고, 체온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과 콧구멍은 머리 위쪽에 있어 물속에 잠긴 채 호흡하고, 먹이를 관찰할 수 있다.
악어는 육식성으로, 먹이 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다. 주로 물고기, 새, 포유류, 심지어 다른 파충류를 먹는다. 큰 악어는 얼룩말, 물소, 심지어 어린 하마까지 사냥한다. 먹이를 잡을 때는 ‘데스롤’을 사용한다. 물속에서 먹이를 물고, 빠르게 몸을 회전시켜 찢어내는 방식이다.
악어는 파충류 중에서도 지능이 높은 편이다. 일부 개체는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인도에 서식하는 악어는 둥지를 지킬 때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위장한다. 이는 새들이 둥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전략이다.
이처럼 악어는 상황에 따라 여러 전술을 구사한다. 그중 하나가 '팔 미끼'로 불리는 행동이다. 누군가의 팔이 강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조를 위해 뛰어들거나 구급차를 부른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지난 1월 보도된 MBC 뉴스 영상에 따르면, 강물 위에는 사람의 팔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떠 있었다. 얼핏 보면 물에 빠진 사람이 구조를 요청하는 듯 보이지만, 이 장소가 악어의 서식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악어가 사람의 팔을 흉내 낸 듯한 ‘속임수’를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속임수를 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악어가 먹이를 사냥할 때 상당히 영리한 전략을 활용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따라서 강물 위에 팔처럼 보이는 물체가 있다고 해서 무작정 구조에 나서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악어는 물속에서 느릿느릿 움직이지만, 사냥이 필요할 땐 순식간에 돌진한다. 육지에서도 둔해 보이나, 짧은 거리는 시속 14km에 달하는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또한 체온 조절을 위해 일광욕을 즐기며, 더울 때는 입을 벌려 열을 방출한다. 이들은 심지어 눈물도 흘린다. 흔히 ‘악어의 눈물’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실제로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한 생리 작용이다. 감정과는 무관하지만, 이 표현은 속담으로 자리 잡았다.

악어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도 많다. 예를 들어, 악어의 성별은 알이 부화할 때의 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알이 31.6도 이상이면 수컷, 그 이하면 암컷이 태어난다. 또한 악어는 파충류 중에서도 가장 발달한 순환계를 갖고 있다. 심장이 4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어 물속에서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다. 실제로 바다악어는 최대 1시간 동안 물속에 머무를 수 있다. 이빨도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다. 악어는 이빨이 평생 자란다. 빠진 이빨은 약 6주 안에 새것으로 교체된다.
악어는 무섭지만 동시에 매혹적인 동물이다. 수백만 년 동안 이어진 생존 전략, 강력한 신체,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지능은 이들을 포식자 그 이상으로 만든다. 다음에 강가에서 사람의 손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보게 되면, 한 번 더 유심히 살펴보자. 그것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