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거의 100%…서울서도 흔히 보는데 만지면 큰일 나는 '위험 동물'

2025-05-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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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다가 물리면 큰일 나는 야생동물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가 북한산 등지에 놓아둔 너구리 광견병 예방약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서울시-연합뉴스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가 북한산 등지에 놓아둔 너구리 광견병 예방약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서울시-연합뉴스

너구리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다. 북아메리카의 너구리와 외모가 비슷해 혼동되기도 하지만 개과에 속하는 동물이다. 여우나 늑대와 더 가까운 친척이다.

너구리는 중소형 포유류다. 몸길이는 약 50~68cm, 꼬리는 13~25cm 정도다. 체중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며 여름에는 4~6kg, 겨울에는 지방을 축적해 최대 10kg까지 나간다.

너구리 얼굴은 눈 주위와 코 주변을 둘러싼 검은 마스크 무늬가 특징적이며 이로 인해 귀여운 인상을 준다. 털은 갈색 또는 회갈색으로 부드럽고 빽빽하며 겨울에는 추위를 막기 위해 더 두꺼워진다. 꼬리는 짧고 뭉툭하며 귀는 작고 둥글다.

너구리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너구리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한국에서 너구리는 산림, 초원, 강 주변, 농촌, 심지어 도시 지역에서도 잘 적응해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서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이다. 너구리는 주로 야행성으로 낮에는 굴이나 나무 틈에서 쉬고 밤에 먹이를 찾아 활동한다. 잡식성이라 곤충, 작은 포유류, 새알, 과일, 식물 뿌리 등을 먹는다.

너구리는 특히 가을에는 겨울잠을 준비하며 먹이를 많이 섭취해 체중이 증가한다. 너구리는 개과 동물 중 드물게 겨울잠을 자는데 완전한 동면은 아니지만 추운 시기에는 굴에서 활동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한다.

너구리는 사회적 동물로 주로 짝을 이뤄 생활하며, 봄철에 짝짓기를 해 한배에 5~8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약 2개월 만에 독립하지만 부모와 함께 겨울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너구리는 대체로 온순하고 사람을 피하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먹이를 찾아 인간 거주지 근처로 오는 경우가 많아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농작물을 훼손하기도 한다. 위협을 느끼면 도망치거나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리지만 새끼나 굴을 지키는 어미 너구리는 방어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야생 너구리는 겁이 많아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 하지만 먹이에 대한 욕구 때문에 대담해질 때도 있다.

광주시청 청사를 돌아다니다 출동한 119 대원들에게 포획된 너구리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광주서부소방서 제공-연합뉴스
광주시청 청사를 돌아다니다 출동한 119 대원들에게 포획된 너구리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광주서부소방서 제공-연합뉴스

너구리는 광견병을 옮길 수 있는 야생동물 가운데 하나다. 광견병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감염된 동물의 타액을 통해 주로 물림으로 전파된다. 한국에서는 너구리가 광견병의 주요 매개체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야생 너구리와의 접촉은 이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

광견병에 걸린 너구리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반대로 비정상적으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접근하거나 비틀거리며 걷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광견병은 사람과 반려동물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너구리와의 접촉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광견병 예방을 위해 야생동물 관리와 반려동물 백신 접종이 강조된다.

광견병은 감염되면 생명에 매우 위독한 질병이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신경계를 공격하며 증상이 발현된 후에는 거의 100% 치사율을 보인다. 초기에는 발열, 두통, 물린 부위 통증 등이 나타나고 진행되면 불안, 혼란, 공격성, 마비, 삼킴 곤란, 광수증(물 공포) 같은 신경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사람이나 동물이 증상이 시작된 뒤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릅니다. 다만 물린 직후 즉시 상처를 깨끗이 세척하고 광견병 백신 및 면역글로불린을 투여받으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너구리 주의 표지판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너구리 주의 표지판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야생 너구리를 만났을 때는 다음과 같은 점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절대 먹이를 주지 말아야 한다. 먹이를 주는 것은 너구리가 인간에게 익숙해지게 해 생태적 균형을 깨뜨리고 광견병 전파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둘째 너구리에게 함부로 접근하거나 만지지 말아야 한다. 너구리는 광견병 외에도 진드기, 회충 같은 기생충을 옮길 수 있으며 겁먹거나 위협을 느낀 너구리는 물거나 할퀼 수 있다. 특히 새끼 근처의 어미 너구리는 공격적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는 쓰레기통을 단단히 잠그고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너구리가 인간 거주지로 접근하는 것을 줄인다. 넷째 반려동물과 함께 있을 때는 너구리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너구리는 개나 고양이와 싸울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광견병이나 다른 질병이 전파될 위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다친 너구리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너구리를 발견하면 직접 만지지 말고 지역 야생동물 보호 단체에 연락해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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