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의 뜨거운 감자 '근무 시간'…오래 일하면 우리 뇌는?
2025-05-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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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근무, 뇌를 바꾸다: 충격적인 구조 변화 발견
과로의 위험: 뇌 기능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
장시간 근무가 단순한 피로를 넘어 뇌의 구조적 변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연세대와 중앙대 공동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주당 52시간 이상 일하는 근무 환경이 뇌의 특정 부위에 변화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이는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 능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국내 의료 분야 종사자 110명을 대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고 분석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주당 근무 시간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뉘었다. 그중 32명은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는 이른바 ‘과로 그룹’이었고, 나머지 78명은 주당 40시간 근무하는 일반적인 근무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연구는 이들 간의 뇌 구조 차이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과로 그룹에서 나타났다. 이들의 뇌에서 전두엽 중앙에 위치한 ‘중앙 전두회’ 부위의 회백질 용적이 평균적으로 약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중앙 전두회는 주의 집중, 작업 기억, 언어 처리 등 복합적인 고차원 인지 기능과 깊은 관련이 있는 영역이다. 이뿐만 아니라 상전두회, 뇌섬엽 등 17개의 뇌 영역에서도 부피 증가가 관찰되었다. 전반적으로 과로 그룹의 뇌는 다양한 실행 기능과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부위에서 두드러진 구조적 변화를 보였다.
연구를 이끈 전문가들은 장시간 근무가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를 넘어서 신경생물학적 수준에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감정 조절 및 문제 해결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위들이 변화했다는 점은, 장시간 근무가 단순히 정신적 소진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뇌 그 자체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장시간 근무와 뇌 구조 변화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초기 단계의 관찰 결과라는 점에서 한계도 분명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장시간 노동 그 자체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직무 스트레스, 수면 부족, 생활 습관 등 다른 변수에 의한 것인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하며, 추가적인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근로 시간에 대해서는 한국 대선 후보들간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주4.5일제를 만들겠다면서 "과로사를 막기 위해 하루 근로 시간에 상한을 설정하고 최소휴식 시간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며 "관련 법을 제정해 국가가 과로사 예방을 위한 효율적 대책 수립 의무를 지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현행 52시간제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총근로시간은 줄이지 않은 채 현행 주 5일제의 근로일수를 0.5일 단축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주4일제와 주4.5일제를 모두 반대한다면서 "현행 주 5일제를 주 4일제로 전환하면서 임금 수준을 유지하려면 최소 25% 이상의 생산성 향상이 필수”라며 “이를 달성하려면 과감한 규제 철폐와 기술 혁신, 자동화, 기계화를 통한 인력 대체 등 적극적인 구조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