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 잘못”…단독 1위 찍었지만 LG트윈스, 결국 역대급 '악재' 터졌다
2025-05-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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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붕괴 위기, 선두팀의 숨통을 조이다?!
KBO리그 2025시즌 초중반 단독 선두에 오른 LG 트윈스가 연이은 악재를 맞고 흔들리고 있다. 불펜 핵심 자원들의 부상에 이어, 팀의 공격을 이끄는 '출루 머신' 홍창기마저 전열에서 이탈했다. 승리 속에서도 웃을 수 없는 이유다.
문제의 시작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이었다. LG는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수비 도중 큰 충돌 사고를 겪었다. 우익수로 출전했던 홍창기가 공을 처리하던 중 1루수 김민수와 부딪혔고, 이 과정에서 김민수가 홍창기 쪽으로 넘어지며 홍창기는 왼쪽 무릎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곧바로 통증을 호소한 그는 곧장 교체됐다.
LG 구단은 14일 "홍창기가 어제와 오늘 정밀 검진을 받았고, 왼쪽 무릎 외측 경골 관절 부위에 미세 골절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행히 관절 외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인대 파열이나 수술 필요성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당분간 타석에 설 수 없게 됐고, 회복 이후 재검진을 통해 정확한 재활 기간이 정해질 예정이다.
홍창기의 이탈은 단순한 전력 누수가 아니다. 그는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출루율 1위를 기록한 LG의 확실한 톱타자다. 올 시즌 초반엔 타율이 0.228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흐름을 타며 0.269까지 끌어올렸다. 출루율도 0.395까지 회복하며 특유의 선구안과 선두타자 역할을 다시금 해내고 있었다. 그런 만큼 그의 공백은 공격 첨병을 잃는 LG 입장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날 LG는 키움에 12-0 대승을 거두며 5연승을 기록, 단독 선두 자리에 복귀했지만 그 대가로 주전급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했다. 불펜 핵심 장현식은 10~11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포함 3연전에서 모두 등판해 세이브 3개를 챙긴 뒤, 광배근 미세 손상으로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회복까지 4주가 걸릴 전망이다.
여기에 김강률까지 14일 어깨 불편으로 빠졌다. 시즌 초반 불펜 강화 차원에서 영입한 52억 FA 장현식과 14억 FA 김강률이 나란히 빠진 것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그렇게 관리를 해줬는데도 아프다. 계속 기다리는 것보단 10일 동안 아예 빼고 회복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현식의 부상에 대해서도 "다 내 잘못이다" "선수가 괜찮다고 해도 무조건 그런 건 없다. 코치와 감독 잘못이다. 안 썼으면 안 다쳤을 거다" 등의 말을 남기며 책임을 인정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염 감독은 "어느 팀이든 시즌 중 부상은 나오게 돼 있다. 결국 중요한 건 그걸 어떻게 버티고 운영하느냐"라며 "지금이야말로 준비해온 젊은 선수들이 빛을 발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한 젊은 투수들이 비상 상황에서 테스트를 받게 된 상황에 대해 염 감독은 "빌드업을 잘 마쳤고, 이제 이들이 얼마나 자기 역할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LG는 단독 선두라는 기세와 달리, 불펜 붕괴와 핵심 타자의 이탈이라는 역대급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한화와의 치열한 선두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쇄적인 부상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향후 시즌 흐름 전체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