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 미원의 무서운 비료 효과... 식물에 줬더니 벌어진 일
2025-05-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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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을 비료로 이용할 땐 이렇게 하세요

조미료를 비료로 사용할 수 있을까? 식물 전문 유튜버 ‘식물집사독일카씨’(본명 김강호)는 수년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미원의 무서운 비료효과!! 비료의 이중성!!’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린 적이 있다. 조회수가 470만회가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화제를 모은 영상이다. 당시 영상에서 유튜버는 미원, 즉 MSG(글루타민산나트륨)를 식물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하며, 그 효과와 사용법, 그리고 주의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미원을 비료로 쓸 수 있을까?
미원 핵심 재료는 글루타민산나트륨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요리에서 감칠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조미료다. 사탕수수를 발효해 만든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다. 이 아미노산이 식물 성장, 특히 뿌리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유튜버는 설명한다. 식물의 영양 흡수를 촉진하고 뿌리 조직의 발달을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식물집사독일카씨’는 수경 재배 때 미원을 비료로 사용한 실험 결과를 공유하며 그 효과를 입증했다. 첫 번째 사례로, 6개월 동안 수경재배로 키운 몬스테라를 소개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맹물로 키웠지만, 뿌리 성장이 멈춘 상태였다. 이후 3개월 동안 미원을 소량 첨가한 물로 키웠더니 뿌리가 풍성해지고 활발히 자라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미원이 뿌리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모든 식물에 미원이 긍정적인 효과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다. 유튜버는 고구마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미원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냈다. 그는 미원을 물에 타서 고구마를 담가 뿌리 성장을 촉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미원 비료를 사용한 고구마는 뿌리가 나오다 멈췄다. 심지어 녹조가 발생하며 뿌리가 썩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맹물로 키운 고구마는 뿌리가 활발히 자랐다.
영상에 따르면, 미원은 식물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로는 뿌리 발달 촉진과 영양 흡수 향상이 있다. 특히 건강한 식물의 경우 미원을 적절히 사용하면 뿌리가 더 풍성해지고 성장이 촉진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미원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약한 뿌리, 초기 발아 단계의 식물에 적용하면 오히려 뿌리가 손상되거나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 이는 미원의 농도가 높을 때 식물 조직에 독성으로 작용하거나, 미생물 과다 증식으로 인해 환경이 악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튜버는 미원의 이 같은 이중성을 강조하며 미원뿐만 아니라 시중의 액체 비료도 과도하게 사용하면 식물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비료 사용 시 적절한 농도와 시기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튜버는 몬스테라뿐만 아니라 스킨답서스 아이비 같은 식물도 건강하게 키웠다고 밝혔다. 그는 시중 액체 비료를 사용할 때도 비슷한 방식으로 관리하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미원 비료를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유튜버는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했다. 뿌리가 약하거나 없는 식물에는 사용해선 안 된다. 고구마 실험에서 보듯 뿌리가 약하거나 없는 식물에 미원을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이는 미원뿐만 아니라 모든 비료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아픈 식물에 사용하지 않기. 비료는 건강한 식물의 성장을 돕기 위한 것이기에 아픈 식물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면 오히려 상태를 악화할 수 있다. 수경재배뿐만 아니라 화분 흙에서 키우는 식물에도 과도한 비료는 해로울 수 있다.
초기 물꽂이 식물에는 맹물을 사용한다. 뿌리가 없는 어린 식물이나 물꽂이를 시작한 식물에는 비료 대신 맹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유튜버는 드라세나 같은 식물을 예로 들며 뿌리가 아직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비료 사용을 피하고 맹물로 키우라고 조언했다.
‘식물집사독일카씨’는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란 책을 펴낸 식물 전문가다.
MSG는 정말 비료로 사용될 수 있을까. 과학적인 근거를 살펴보자. 글루타민산나트륨은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을 포함한다. 글루타민산은 식물의 질소 대사와 관련이 있다. 뿌리 성장과 영양 흡수를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아미노산 기반 비료는 식물의 생리적 과정을 활성화하고 스트레스 저항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만 MSG가 본래 식품 첨가물로 설계된 물질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료로 사용할 때는 농도와 적용 시기를 신중히 조절해야 한다.
농업에서는 아미노산 기반 비료가 사용되고 있지만, MSG 자체는 상업용 비료로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 이는 MSG가 비료로 최적화된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도한 나트륨 함량이 토양 염분을 높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종합하면 MSG를 비료로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전문 비료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부작용 위험이 높다. 소규모 수경재배에서 제한적인 성공을 보여줬지만 대규모 농업이나 장기 사용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