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단 10마리뿐…'1마리당 무려 2500만 원' 멸종위기 동물 정체
2025-05-17 07:30
add remove print link
한 마리 분양가가 2500만 원에 달하는 희귀동물
한 마리에 250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분양가를 자랑하는 멸종위기 동물이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바로 '라이노 이구아나'(코뿔이구아나)다. 일반적인 녹색 이구아나와 달리 몸이 회색빛을 띠고 코 위에 뿔 모양의 돌기가 있어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이 파충류는 한국에서 고작 10마리 내외만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바리움(작은 생태계를 구현한 사육장) 제작가 김민재 씨는 지난해 헬로TV '명물인생'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키우고 있는 라이노 이구아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 마리 분양가가 2500만 원"이라며 "그만큼 매력이 있고 정말 귀해서 이 정도의 분양가가 딱 적절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김민재 씨는 또 "한국에 정식 수입된 게 딱 한 번이었는데 그때 10마리가 들어왔다. 지금 8마리가 남아있고 전부 다 인식번호가 부여된 칩이 박혀 있는데 그중에 한 마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이구아나라고 하면 녹색을 생각하시는데, 칙칙한 색감에 많이 와일드해 보이는 친구다. 코 앞에 뿔이 달려있어서 '코뿔소 이구아나', '라이노 이구아나'라고 불린다"고 덧붙였다.
성격과 관련해서는 "아주 온순하고 지능도 높은 편이다. 그래서 익숙한 사람하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좀 구별한다"고 말했다.

코뿔이구아나는 카리브 제도 히스파니올라섬(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이 공유)과 주변 섬에 서식하는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파충류다. 이 종은 국제적으로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 I에 등재된 보호종으로, 상업적 거래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몸길이는 60~136cm까지 다양하며, 피부색은 진한 회색부터 짙은 녹색, 갈색까지 다양하다. 코 부분에 있는 코뿔소의 뿔을 닮은 뼈 돌기가 이 이구아나의 가장 큰 특징이다.

코뿔이구아나는 튼튼한 다리와 수직으로 납작한 꼬리를 가진 대형 도마뱀이다. 뾰족한 뿔 비늘의 볏은 목덜미부터 꼬리 끝까지 있다. 대부분의 성체는 체중이 4.5~9kg 정도이며, 모든 파충류와 마찬가지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열원에 의존한다.
서식지와 생태 특성도 독특하다. 히스파니올라섬의 건조림 지역, 특히 식물이 거의 없는 바위 지형을 선호한다. 바위와 틈새가 많은 척박한 환경에서 주로 살며, 위험을 감지하면 즉시 바위 틈새로 도망쳐 인간이나 다른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긴다.
성격은 대체로 유순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육된 개체들은 인간과 가까워지는 경향이 있어, 일부는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처럼 쓰다듬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대개 공격 받거나 위협을 느끼면 도망치는 것을 선호하지만, 궁지에 몰리면 두꺼운 꼬리로 공격하거나 물 수도 있다.

식습관은 주로 초식성이며, 다양한 식물의 잎, 꽃, 씨앗, 열매 등을 먹는다. 흥미롭게도 이들이 섭취한 과일의 씨앗은 소화관을 통과한 후 더 빨리 발아하는 것으로 연구된 바 있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애완용으로 사육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파충류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 공식적으로 수입된 10마리 중 현재 8마리 정도만 남아 있다고 하니, 그 희소성이 분양가 250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설명해준다.
코뿔이구아나는 히스파니올라섬의 산림 파괴, 밀렵, 인간의 개간 활동으로 인해 자연 서식지에서도 점점 수가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야생에서 지속적인 보전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파충류 마니아들 사이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는 이 희귀 동물은 높은 지능과 독특한 외모, 그리고 극도로 제한된 개체 수로 인해 앞으로도 뜨거운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멸종위기종인 만큼 불법 거래나 무분별한 사육은 지양하고, 적절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