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이 크기 뭐야" 청계천에서 발견된 80cm 초대형 물고기
2025-05-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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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중하류부터 하류 구간엔 대체 어떤 물고기들이 살고 있을까

유튜버 김준영이 운영하는 ‘TV생물도감’ 채널이 16일 서울 청계천 중하류부터 하류 구간, 그리고 중랑천 합수 지점까지의 어류 생태 조사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김준영은 지난 13일 공개한 영상에선 청계천 상류부터 중류 구간을 조사하며 한국 고유종 쉬리를 포함해 피라미, 참갈겨니 등 총 8종의 어류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1차 탐사 때처럼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시설공단과 함께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김준영을 포함한 조사단은 투망과 족대를 활용해 다양한 물고기와 동물을 포획하고 관찰하며 청계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확인했다. 2005년 복원 이후 20년을 맞은 청계천의 생태 환경이 점차 자연 하천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차 탐사에서 조사팀은 중하류 구간에서 참게, 피라미, 참갈겨니, 향어, 잉어, 민물검정망둑, 밀어, 큰납지리, 붕어, 대륙송사리, 미꾸리, 메기 등 다수의 어종을 포획했다. 특히 대형 잉어가 다수 발견됐다. 큰 개체들이 산란철을 맞아 여울을 거슬러 올라가는 장관을 연출했다.
김준영은 “산란철이라서 잉어가 엄청나게 많다”라면서 “거대한 잉어들이 연어떼처럼 상류를 향해 헤엄친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한 잉어를 가리키며 “우와, 이 크기 뭐야. ‘8짜’(80cm)는 가까이 돼 보인다”라고 깜짝 놀랐다.
김준영은 민물검정망둑과 밀어는 외형이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종이라고 설명했다. 민물검정망둑은 가슴지느러미에 주황색 패턴이 특징이고, 밀어는 이마에 V자형 라인이 뚜렷하다. 큰납지리는 하류에서 처음 확인된 종이다. 민물조개와 상호작용하며 서식하는 물고기다. 청계천 상류에는 민물조개가 없어 큰납지리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하류에서는 조개와 함께 발견돼 생태적 연관성을 보여줬다. 붕어는 수컷의 선명한 검은 비늘 라인과 암컷의 흐릿한 옆선으로 성별이 구분됐다. 대륙송사리는 구피 암컷과 비슷한 외형을 가졌지만, 알을 배에 붙여 다니는 생태적 특징을 보였다.
청계천 하류에서 가장 놀라운 발견은 메기였다. 김준영은 "청계천 메기가 낮에 목격됐다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청계천 메기에 대해 “양식이 아닌 자연산”이라며 “양식 메기와 달리 얼룩덜룩하지 않고 크기가 크다”고 말했다.
하류와 중랑천 합수 지점에서는 모래무지, 얼룩동사리, 몰개, 잉어 등의 어종이 포획됐다. 물고기 외에 중국줄무늬목거북도 발견됐다. 중국줄무늬목거북은 돌거북과에 속하는 민물 거북이다. 중국 남부와 대만, 베트남 중북부 등 아열대 지역의 늪이나 강가에서 서식한다. 한국에서는 등껍질의 무늬 때문에 보석처럼 보인단 이유로 '보석거북'으로 불리기도 한다. 외형은 리버쿠터나 붉은귀거북, 비단거북 등 늪거북과와 비슷하지만 머리가 남생이처럼 삼각형이며 목이 특히 길다. 또 거북 치고는 육지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뒤집혀도 스스로 자세를 바로잡는 행동력이 있다. 해외에선 식용으로 길러지기도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반려동물로 유통됐다. 문제는 한국에서는 토종 거북인 남생이와 교잡 우려가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돼 2020년부터 일반 사육이 금지됐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자연 방생 대신 제거를 선택했다. 김준영은 애완동물을 하천에 버리는 행위가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홍양기 국립중앙과학관 박사는 이번 조사에서 약 20종의 어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4월 단일 계절 조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양성이 높은 셈. 상류에서는 쉬리, 피라미, 참갈겨니 등이 주로 발견됐지만, 하류에서는 큰납지리, 대륙송사리, 메기, 몰개 등이 추가로 확인돼 구간별 생태 차이를 드러냈다. 하류의 자연스러운 물흐름과 모래·자갈 바닥이 상류에서 보기 어려운 어종의 서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과거 보 설치로 단절됐던 하천의 물흐름이 개선되며 생태적으로 건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수온은 14도 정도로 측정됐다. 여름철 15도 이상이 되면 유수성 어류가 더 활발히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