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 좋다고 요새 부동산 업계서 인기 급등 중인 곳인데 기겁할 소식 전해졌다
2025-05-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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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살충제의 화학 물질과 관련 있을 가능성 높다고 설명
골프장 근처에 사는 것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의사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Network Open)에 8일(현지 시각)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골프장 반경 약 1.6㎞ 내에 거주할 경우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골프장에서 9.7㎞ 이상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비해 12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가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살충제의 화학 물질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미네소타와 위스콘신에 사는 파킨슨병 환자 419명의 거주지를 조사하고 이들과 건강한 주민 5113명의 건강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1991년~2015년 24년에 걸친 건강 데이터를 토대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골프장에서 1.6~4.8㎞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가장 높은 발병 위험을 보였다. 즉 골프장과 가까운 거리에 살수록 파킨슨병 위험이 높고 멀어질수록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골프장이 있는 지역의 상수도와 공기를 통한 살충제 노출 가능성에 주목했다. 골프장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상수도를 통해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공기를 통해 화학 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로 골프장이 있는 상수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골프장이 없는 상수도 지역에 사는 사람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 확률이 거의 두 배 높았다. 연구진은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살충제가 발병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골프장 관리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살충제로는 유기인산염, 클로르피리포스, 메틸클로로페녹시프로피온산, 2,4-디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 마네브, 유기염소계 살충제 등이 있다. 이들 물질은 이미 파킨슨병 발병과의 관련성이 지적돼 온 화학 성분들이다. 이번 연구는 제초제 파라콰트(paraquat)나 살충제 로테논(rotenone) 등에 포함된 화학 성분이 신경 퇴행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들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연구진은 "골프 코스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파킨슨병 발병률은 일정하게 유지됐으며 거리가 멀어질수록 발생 위험이 선형적으로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골프장 지하수 오염과 살충제의 공기 전파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공중 보건 정책을 펴면 인근 지역 주민의 파킨슨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우리나라도 골프장 인근 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골프장 접근성이 좋고 자연 경관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주거 선택이 건강상 위험을 내포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연구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뚜렷한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연구가 유전적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고 대상자들이 이전 거주지나 직장 등에서 살충제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또한 파킨슨병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어 살충제 노출만으로 모든 위험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1100만 명 이상이다. 우리나라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15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 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떨림, 느린 움직임, 근육 경직 등을 유발한다.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며 남성의 발병률이 여성보다 1.25배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파킨슨병의 환경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소는 골프장 인근 거주 외에도 더 있다.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 식품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사람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세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 영양연구소 샹 가오 교수팀은 미국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해 4만 2853명을 최대 26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그룹은 가장 적게 먹는 그룹보다 전조 증상이 세 개 이상 나타날 확률이 2.47배 더 높았다. 특히 사탕 등 당 성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파킨슨병 위험을 60%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한 유제품 섭취 또한 파킨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여러 연구에서는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는 남성이 파킨슨병에 더 잘 걸리는 경향이 확인됐고 2022년에는 유전자로 인과 관계까지 증명됐다. 칭다오대 의대 건강통계학과 지앙 웬지에 교수팀은 유제품을 소화할 수 있는 유전자 'rs4988235'가 있는 남성을 추적한 결과, 하루 한 끼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최대 2.5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우유 섭취가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이 가장 높았다. 요거트나 버터의 경우는 기존 연구를 종합했을 때 명확한 상관관계는 드러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