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공장까지 추가로 세운다…해외에서 인기 폭발한 '한국 라면'
2025-05-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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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 67% 증가, 사상 최대 달성
해외에서 불을 붙인 매운맛 라면 하나가 삼양식품의 실적을 또다시 끌어올렸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터진 인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바로 '불닭볶음면'이 이끈 성장세에 소비자와 업계 모두 주목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1~3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34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67% 증가한 수치다. 회사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5290억 원으로, 전년보다 37% 늘며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실적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에서의 매출 비중이다. 전체 매출 중 80%에 해당하는 4,240억 원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3000억 원을 넘은 이후, 불과 세 분기 만에 다시 4000억 원 선을 돌파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권역에서 고르게 매출이 증가하면서 해외 의존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핵심은 '불닭볶음면'이다. 이른바 '핵불닭', '까르보불닭' 등으로 이어지는 시리즈 제품은 해외 젊은층 사이에서 일종의 챌린지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에서는 매운맛에 도전하는 영상들이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혀를 차며 땀을 뻘뻘 흘리는 장면은 단순한 먹방을 넘어, 삼양식품 라면을 '문화적 경험'으로 자리잡게 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다. 현지 법인 삼양아메리카의 1분기 매출은 약 9100만 달러, 원화로 약 1271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보다 무려 62% 증가했다. 불닭볶음면은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해 일본 브랜드 닛신과 함께 라면 카테고리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크로거, 타깃 등 미국 대형 유통망 전반으로 입점을 확대 중이다.

현지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SNS에서는 “한국 라면이 이렇게 매울 줄은 몰랐다. 한 입 먹고 얼음물을 찾게 된다”면서도 “한 번 먹고 나면 계속 생각나는 맛이라 주기적으로 사 먹는다”, "한국은 매운맛 천국", "이걸 먹고 살아남으면 한국 여행 가도 되겠다"는 댓글도 이어진다.
중국 시장도 순항 중이다. 현지 법인의 1분기 매출은 6억 1000만 위안, 약 11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내에 해외 첫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현지 유통 채널을 뚫고, 물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유럽에서도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7월 설립한 유럽 법인의 1분기 매출은 1600만 유로, 한화로 약 250억 원이다. 특히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국가의 아시아 마트뿐 아니라, 일부 슈퍼마켓에서도 제품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고 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제품력이 먼저 통했고, 지금은 브랜드 인지도 자체가 힘이 되고 있다”며 “국내 라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대표주자로 전환되는 과정을 삼양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매출 확대와 환율 환경 개선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한다”며 “오는 6월 준공 예정인 밀양 2공장이 가동되면 생산 능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