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결국 0%대 시청률로 사라진 '한국 드라마'
2025-05-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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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회인 12회(0.8%)까지 총 일곱 차례 0%대 시청률 기록
단 한차례도 2% 시청률 벽 뚫지 못하고 초라한 종영
청춘 로맨스를 표방하며 안방극장에 출사표를 던졌던 MBC 금토드라마 ‘바니와 오빠들’(연출 김지훈, 극본 성소은·이슬, 제작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 끝내 0%대의 초라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7일 방송된 ‘바니와 오빠들’ 최종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0.8%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금토드라마 ‘귀궁’이 9.8%를 나타낸 것과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바니와 오빠들’은 첫 회 시청률 1.3%로 출발했지만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후 2회(0.9%), 6회(0.9%), 7회(0.8%), 8회(0.7%)에 이어 10회(0.8%), 11회(0.9%), 최종회인 12회(0.8%)까지 총 일곱 차례 0%대를 기록했다. 12부작 전체를 통틀어 최고 시청률은 3회 방송의 1.5%였으며, 단 한 차례도 2%대를 돌파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는 MBC 금토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1%대 시청률로 출발해 0%대를 반복한 드라마라는 불명예 기록이다. 이전까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던 금토드라마는 김정현·임수향 주연의 ‘꼭두의 계절’(2023년)로, 당시 1.3%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바니와 오빠들’은 이 기록을 넘어 더욱 낮은 평균 시청률을 남기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작품은 누적 조회수 1억 7000만을 기록한 동명의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한 청춘 로맨스 드라마다. 첫사랑의 상처를 간직한 여주인공 바니가 다시 여러 남자들과 얽히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노정의가 바니 역을, 이채민이 황재열 역을 맡았으며, 이지훈·조준영·김현진·홍민기 등 신선한 청춘 배우들이 포진해 비주얼 면에서는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드라마의 핵심 경쟁력인 완성도 면에서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청춘 로맨스 장르 특유의 설렘과 감정 몰입을 극대화해야 하는 장르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코믹하면서도 비현실적인 설정과 급작스러운 감정 전개가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바니와 오빠들’의 마지막 회에서는 주인공 바니와 황재열의 화해와 재결합, 그리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이 그려졌다. 바니는 중요한 외장하드를 잃어버린 황재열이 걱정돼 그와 동행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오해를 풀고 다시 가까워졌다. 황재열이 한 매거진 인터뷰에서 “1년 전 떠난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다”고 고백하자, 바니는 주저 없이 그에게 달려가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두 사람은 재회의 키스를 나누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또한 바니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미술감독을 도왔던 일을 계기로 취업의 가능성을 엿보는 등 자신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도 보여줬다.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작은 용기와 진심이 관계를 지킨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마무리됐다.

비록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마지막 회를 본 일부 시청자들은 “최종화 해피엔딩 좋았어요”, “바니와 오빠들 배우들 다들 수고 많았어요”, “결말까지 완벽… 감사합니다”, “눈 호강하며 잘 봤어요”, “시즌 2도요 꼭!”, “마지막에 볼 만했는데”, “시즌 2도 해주세요”, “12부작 너무 짧아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주연을 맡았던 노정의는 드라마 종영과 함께 깊은 소회를 전했다. 그는 “’바니와 오빠들’이 벌써 마지막 방송을 마쳤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였다 보니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았는데,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바니’를 보여드리기까지 무수히 많은 노력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하며, 함께한 스태프들과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더 재미있고 좋은 모습,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여러분들의 청춘이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 가득한 시간으로 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이며, 바니라는 인물을 통해 성장한 자신과 시청자의 청춘을 함께 응원하는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바니’라는 캐릭터를 통해 폭넓은 감정선과 다채로운 비주얼을 동시에 소화한 노정의는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청춘의 불완전함과 설렘, 불안과 성장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견인하며 극의 중심을 이끈 그는, 드라마의 시작과 끝을 ‘노정의’라는 색으로 물들이며 배우로서 한 발 더 나아간 도약을 보여줬다.
한편, ‘바니와 오빠들’의 후속으로는 오는 5월 30일 첫 방송 예정인 ‘노무사 노무진’이 편성돼 있다. 유령을 보는 노무사가 노동 현장의 부조리를 해결하는 코믹 판타지물로, 정경호가 노무진 역을 맡았다. 설인아는 사무소 브레인 나희주 역을, 차학연은 영상 크리에이터 고견우 역을 맡아 새로운 조합을 예고했다.
그러나 ‘노무사 노무진’ 역시 순탄치 않은 출발이 예고된다. 첫 방송일이 시청률 강세를 보이고 있는 SBS ‘귀궁’(6월 7일 종영 예정)과 겹치기 때문이다. ‘귀궁’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신작 드라마의 주목도를 분산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귀궁’의 후속작 ‘우리 영화’는 남궁민과 전여빈 주연의 멜로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높은 기대를 모으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시작부터 위태로웠던 ‘바니와 오빠들’은 결국 0%대라는 기록적 시청률 속에 퇴장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연기와 팬들의 따뜻한 응원은 그 끝에 작은 온기를 남겼다.
※ MBC 새 금토드라마 '바니와 오빠들' 시청률 추이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4.11) 1.3%
-2회(04.12) 0.9%
-3회(04.18) 1.5%
-4회(04.19) 1.1%
-5회(04.25) 1.1%
-6회(04.26) 0.9%
-7회(05.02) 0.8%
-8회(05.03) 0.7%
-9회(05.09)1.2%
-10회(05.10) 0.8%
-11회(05.16) 0.9%
-12회(05.17) 0.8%